[kjtimes=정병철 대기자]이병철 회장 집으로 초대된 신용남 사장은 덕담을 나누며 신뢰를 쌓았다. 당시 오갔던 덕담 한 토막.
이 회장 집에는 선물이 많았다. 인삼, 홍삼 등 건강식품에는 ‘회장님 건강하세요’라는 인사 글귀가 보였다. 그것을 신 사장이 엿본 것을 알았는지 한마디 툭 던졌다.
“신사장 저거 먹는다고 건강하겠소? 그저 밥 잘 먹고 잠 잘자고 골프 잘하면 그것이 건강 지키는 비결이 아닙니까?” 라며 자신의 건강비결을 알려줬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저런 건강식 다 필요없어요. 선물이라고 갖다 주니 성의도 있고 해서 받았지만 난 골프장에서 걷고 운동하는 것이 최고의 보약입니다” 라며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이 회장은 그 자리에서 골프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말하며 골프는 정신을 맑게 해주는 최고의 운동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이는 훗날 삼성에 골프이념을 보급하겠다는 의욕처럼 들렸다.
이 회장은 보약과도 같은 골프를 자신만 하려 하지 않았다. 사업가를 만나면 골프를 권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사업가는 사업가가 아니다란 말도 심심치 않게 내뱉었다.
지난 1996년 보험 부분 노벨상인 ‘세계보험 전당 월계관상’을 수상한 교보생명 명예회장 신용호씨도 이 회장의 권유에 의해 골프에 입문했다.
어느 날 이 회장은 신 회장과 함께 식사하면서 건강에 관한 얘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었다.
이 회장은 신 회장에게 “사업이 잘 된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신 회장은 “사업이 너무 바빠 특별히 건강관리 할 시간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아니 신 회장 사업가에게 있어서 번창도 좋지만 건강이 나빠지면 아무 일도 못합니다. 이제라도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관리하세요”라며 골프얘기를 슬쩍 꺼냈다.
이 회장은 골프예찬론을 펴며 신 회장에게 “골프는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운동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업하는 사람이 매일 책상 앞에만 앉아 있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는 결국 사업 전체를 보아선 마이너스예요. 그런데 골프는 ‘헤드 이미지 체인지’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며 건강을 유지하고 사업 번창을 위해서라도 골프를 적극 할 것”을 권유했다.
이 회장의 얘기를 들은 신 회장은 머리를 끄덕이며 “당장 시작해야 되겠네요”라며 말하며 골프입문을 했다. 그 후 교보 신용호 명예회장은 골프예찬론자로 바뀌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