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병철 대기자]구인회 회장은 국내 최초 민간 기업 소유 9홀 골프장을 완성하는 쾌거를 맛보았다.
구 회장은 골프이외 다른 스포츠에도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한 구 회장은 보통학교 시절 축구선수로도 활약을 했다. 구 회장은 효성물산 조홍제 회장과는 보통학교 시절부터 축구로 우의를 다졌다.
그러나 각각 경영 최고 일선의 장이 된 후로는 둘은 골프를 치며 우의를 다졌다. 구 회장은 경영을 아는 사업가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골프를 아는 진정한 골퍼였다. 구 회장은 뇌종양이라는 암에 걸려 일본서 치료를 받았지만 효험을 보지 못했다.
구 회장은 이 병이 큰 병인 줄도 모르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나머지 일본에 가서 한 번쯤 종합 진찰은 받아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듣지 않았다.
그런데 구 회장은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자고 권유를 하면 거절했지만 골프장에 가자면 두말하지 않고 따라나서는 열성파였다. 그는 가끔 필드 동반자이었던 홍재선씨에게 이렇게 말하면 웃었다고 한다.
“이 보게 골프채를 들면 안 아픈데 골프채를 놓으면 아프구먼. 앞으로 안 아프기 위해선 날마다 골프장에 가야겠다”며 넉살을 떨었다.
결국 구 회장은 이 병의 악화로 인해 세상을 떠났지만 병원 진찰보다도 골프장행을 더 좋아해 귀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 구 회장은 골프를 비록 늦게 배웠지만 골프의 필요성에서 만큼은 가장 절실히 느낀 장본인 이었다.
구 회장의 골프세계를 얘기하자면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과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생전 구 회장과 이 회장은 어느 재벌총수 못지않은 각별한 사이다.
둘은 모든 사업적 관계를 골프에서 찾았고 골프로 풀어나갔다. 골프얘기를 하지 않고는 둘의 세계를 이해 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이들을 지켜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구 회장과 이 회장은 둘 다 경남 의령 출신으로 조그만 시골학교인 지수보통학교 동기동창생 이었다. 훗날 이들이 국내 최고의 재벌총수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어려서부터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아는 구 회장과 이 회장은 결국 사돈지간이 된다. 구 회장은 지난 57년 재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삼남인 자학씨를 이 회장의 차녀이며 현 이건희 회장의 손위누이인 숙희씨와 혼인을 시켜 재벌끼리 직사돈 관계를 맺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