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병철 대기자]“아마도 그가 재계 총수가 되지 않았으면 ‘도선’이 됐을 것이다.”
선경그룹(현 SK그룹) 회장이자 전경련 회장이었던 고 최종현 회장을 일컬어 하는 말이다. 1987년 아주 우연찮게 친구의 소개로 시작 하게 된 단전호흡은 최종현 회장 건강과 삶의 일부가 되다시피 했다. 단전호흡을 시작한지 10년째인 최 회장은 하루의 일과를 단전으로 시작해서 단전으로 끝낸다.
최 회장이 단전호흡을 오래 한 탓인지 항시 얼굴은 홍조 빛을 띠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이 단전에 빠져 들기 전만 해도 다른 재벌 총수들과 똑같이 골프를 건강관리로 여기는 총수였다.
그런데 단전호흡에 빠져 들고 나서는 골프보다 단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최 회장은 샷을 하더라도 심호흡을 크게 하고 기를 모은 후 공을 후려친다.
처음에 최 회장과 함께 골프를 한 사람들은 유달리 심호흡이 크고 어드레스가 독특해 이해를 못하지만 최 회장이 단전호흡을 했기 때문에 그 같은 습관이 나오는 것을 알고는 머리를 끄덕인다.
최 회장은 살아생전 골프도 기를 모은 후 공을 치면 슬라이스나 훅을 방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끔씩 골프야말로 기를 넣어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프로골퍼 선수쯤 되면 기를 익히는 것도 실력 향상에 좋다고 권한다.
단전호흡은 몸의 기를 강화시켜 정신적 안정감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므로 한타 한 타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프로골퍼 선수들에게는 절대적인 심신 수련의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의 영향이라 단정 짓지는 못하지만 국내 대부분 프로골퍼의 경우 단전호흡과 기 운동을 하고 있다. 남자 프로의 경우 허석호는 단전과 기 골프를 한다. 또 여자의 경우에도 박세리와 김미현 등도 기를 이용한 골프를 한다.
박세리는 그날 라운딩이 끝나면 방안에 불을 끈 채 조용히 명상을 한다. 그래서 그날의 샷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되새기며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다짐한다. 아울러 기를 통해 마음의 잡념을 없애고 정신통일도 한다.
때문에 최 회장이 주장하는 이른바 기 골프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최 회장과 라운딩을 해 본 사람들은 연습을 해도, 안 해도 스코어가 변화가 없다고 한다. 최 회장은 핸디가 15로 늘 70대 후반과 80대 초를 친다.
최 회장의 스코어가 변화가 없다는 것은 그가 기를 통한 정신집중과 함께 골프가 경지에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재벌 총수 중 골프에 먼저 입문 한 사람을 꼽는다면 최 회장도 단연 꼽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