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헬기 사고에 작아진 삼성전자A/S 직원 자살

대책위 19일 기자회견… 자결한지 20일 지나도 장례 못 치러

[kjtimes=견재수 기자] 16일 오전8시54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최고층 아파트에 LG전자 소속 민간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말 아침 찾아온 갑작스런 비보에 대한민국은 종일 충격에 휩싸인 채 사고 원인 규명과 사후처리 여부에 관심을 집중했다.


사고 직후 정부와 회사 측은 사고 수습에 기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사고 발생 원인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지만 조종사들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장례절차 등 사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려는 듯 숙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었던 이들의 빈소에는 끊임없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 헬기 사고가 발생하기 앞서서는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직원 故 최종범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승용차에서 지인들에게 마지막 문자를 남기고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최씨가 자살을 선택하며 남긴 내용은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서 못살았고…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는 것들이다.


그의 죽음을 놓고 일각에서는 초일류기업 삼성 계열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배고파 못 살아’란 내용을 남기고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노동계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일하면서도 삼성전자서비스에 인력공급을 하는 협력업체 직원이라는 이중(?)생활이 최씨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로 작용했기 때문에 이 같은 선택을 하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1970년 전태일 열사가 열악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분신으로 세상에 알린 안타까운 일이 40여년이 지난 지금 초일류 기업 삼성에서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결성한 노동자들은 최씨와 같은 일을 하는 동료들이 대부분 주 52시간을 넘는 장시간 불법 노동을 수시로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비스센터 기사들은 ‘협력사가 노동자 본인에게 주는 월급명세서와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에 제출하는 월급명세서가 다르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총액만 같을 뿐 항목과 그에 따른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자신의 임금명세표가 왜 두 개인지도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개인의 월급명세서가 두 개인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다. 이를 놓고 근로기준법 위반을 숨긴 엉터리 월급명세서에 위장도급 의혹을 제기했다. 근로자 급여명세표와 원청보고용이 따로 라는 것인데, 삼성이 앞장서서 진위파악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근로기준법 위반을 숨긴 엉터리 월급명세서에다 위장도급 의혹이 제기된다”는 반응이다. 노동자들 조차도 자신의 임금명세서가 왜 두 개인지 그 이유를 모른다.


故 최종범씨가 세상을 등진지 오늘로써 20일째가 된다. LG전자 헬기사고와 다른 성격의 희생이지만 고인은 아직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


최씨의 죽음 이후 구성된 대책위는 19일(오늘) 오전 중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표적감사와 부당노동행위, 센터장 폭언, 미수금 공제 등의 내용으로 삼성전자서비스와 최씨가 근무한 천안센터를 대상으로 형사고발 기자회견을 가진다.


대책위가 진행하는 기자회견은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들의 이야기’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 가족 증언대회 및 부당노동행위·미수금공제·폭언 등이 주 내용이다.


대책위 측은 “삼성의 위장도급과 건당수수료라는 악질적인 임금제도로 故 최종범 열사가 자결한지 3주가 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도 삼성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돈 몇 푼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남들에게는 매일 삼성전자서비스 옷을 입고 어엿한 삼성 직원처럼 보이지만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으로 어려워 배고파서 못살았다는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