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구제역 샘물 논란에 휩싸였던 풀무원샘물(대표이사 정희련)이 미흡한 소비자 대응으로 또 한 번 뭇매를 맞고 있다.
한 연구기관이 논란의 중심에 선 제품을 조사한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회사 측이 적극적인 공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는커녕 이를 지적하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묵살하거나 외면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것.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샘물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제품 ‘커클랜드 시그니춰 먹는샘물’의 수원지를 음료법인의 합병에 따라 지난 5월 충북 괴산군에서 경기도 포천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새로 옮긴 수원지가 지난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가축을 매몰했던 지역으로 알려지자 그동안 해당 제품 또는 풀무원 샘물을 마셔왔던 소비자들이 위생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김을동 의원도 같은 해 2월 수원지가 위치해 있는 포천 이동면 연곡리 일대가 구제역 창권 당시 37곳이나 가축을 매몰한 전국 최대 매몰지라며, 생수의 원수가 되는 지하수도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내용을 거론하기도 했다.
풀무원샘물의 수원지가 해당 지역 인근이라는 사실이 SNS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자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댓글로 소비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소비자 A씨는, 물을 구입한 곳으로 다시 가 환불했다며 기름 값이 들더라도 찝찝하고 알면서는 못 마시겠다고 환불 이유를 밝혔다. 이어 회사 고객 상담실에 전화해 그동안 믿고 사먹은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소비자의 불안감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직원은 제품에 문제가 없기에 공지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는 경험담을 댓글로 남겼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한 사이트에 환불받으라고 글을 썼다가 풀무원샘물에서 게시정지를 요청해 게시정지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소비자는 “그럴 시간 있으면 죄송하다고 사과나해라”라는 댓글로 회사 측의 조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씨의 사례는 더욱 강도가 심했다. “저도 오늘 명예훼손이라며 글 정지당했습니다”라고 시작한 그는 “여러 검사를 통해 깨끗하다면 소비자에게 잘 알려주면 좋겠다”며 “이 정도를 제 블로그에 끄적거렸을 뿐인데 명예회손? 저 이의신청하렵니다. 너무 화나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이밖에도 아무런 해명 없이 소비자가 게재한 글을 명예훼손이라며 무조건 삭제시키는 어의 없는 기업횡포에 정말 화가 난다는 댓글부터, 처음 생수 관련글 보고 까다로운 소비자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큰 기업에서 이런식으로 대처하는 행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든다는 댓글 등 풀무원샘물의 대응에 공분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제품에 대한 오해는 물론, 회사 측 이미지 마케팅에도 반전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논란이 일단락 됐음에도 소비자들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더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환경부는 풀무원샘물에 대해 수질검사를 해줄 것을 관리감독기관에 통보했고, 의뢰를 받은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풀무원샘물의 원수와 제품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모두 기준을 통과한 결과가 나왔다.
업계와 소비자는 제품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이 밝혀지자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회사 측의 대응은 당분간 소비자 대응방식의 ‘나쁜예’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