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현대건설이 공사 현장에서 나온 오탁수를 정화처리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경인아라뱃길에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며 고발당할 처지에 놓였다.
17일 관련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작업 중 발생한 고농도 오탁수를 정상적인 처리 없이 공공수역인 경인아라뱃길로 무단 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공사는 연면적 16만5000㎡ 규모에 최대 24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이를 자랑하며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국내 최대 아울렛 매장은 롯대 파주점이지만 해당 공사가 완공되면 이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폐수 무단 방류로 인해 현대백화점의 첫 고급 아울렛 사업은 문을 열기도 전에 환경을 파괴하며 건설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폐수가 무단으로 배출된 것으로 지목된 지점은 경기도 김포시 소재 경인아라뱃길 둔치부근으로, 이곳에 있는 가로·세로 2m크기의 배수관에서 시멘트 냄새를 풍기는 탁한 오수가 경인아라뱃길을 향해 다량 유입됐다.
경인아라뱃길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와 김포시청은 현장을 확인 한 후 바로 초동 조치를 실시했고 이곳으로 유입되고 있는 오탁수의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오탁수는 둔치부근과 약 500m정도 떨어져 있는 아울렛 공사현장에서 그라우팅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토사와 시멘트가 뒤섞여 제대로 정화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스란히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반침하를 막기 위해 땅에 구멍을 내고 시멘트를 주입하는 그라우팅 작업은 오탁수 정화 장치를 설치해 오염 물질을 걸러내고 깨끗한 물만 하천에 방류하도록 규정돼 있다.
확인 차 현장을 나간 수자원공사와 김포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오탁수를 배출하는 배수관이 있었지만 정화장치가 고장 나 있거나 아예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정화 처리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단 방류한 것이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오탁수 처리 시설을 하지 않은 채 방류하는 일은 없었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혹시 해서 협력업체에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해명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배수구에서 방류되는 오탁수의 수질과 탁한 정도가 각각 PH11과 1100NTU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홍수가 났을 때 완전히 탁해진 흙탕물과 비슷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언제부터 폐수가 방류되기 시작했는지 그 시점도 중요하다는 목소리다. 현장 확인을 나간 관계자들은 배수구 주변의 퇴적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며칠만 방류가 이뤄진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주장이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의 본격적인 공사가 작년 7월에 시작됐고 그라우팅 작업은 대략 10월쯤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부터 방류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내용이다.
한편 김포시청 관계자는 “원래 정화처리가 이뤄진 상태에서 방류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펌핑해 배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서 오탁수 배출 여부를 확인했기 때문에 공공수역 오염 행위로 현대건설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