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중공업 ‘취조실’ 논란이 인권침해 ‘논란의 핵’으로 다시금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우려되는 것은 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미칠 것인가 여부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후계구도의 정점에 있다는 것은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부친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아직 병상에 누워있다. 때문에 그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문제는 이번 삼성중공업 ‘취조실’ 논란이 이 부회장에게 예상치 못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감사 대상이라도 조직의 일원인 직원들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확산될 경우 이 부회장이 차기 삼성그룹을 이끌어 가는 시점부터 조직력을 장악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임직원들을 어떻게 아우르고 최고경영자로서의 신뢰감은 어떻게 형성해 갈지에 대한 여부도 이번 삼성중공업 ‘취조실’ 논란이 던져준 새로운 과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어떨까.
재계 일부 인사들은 박 사장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을 것이란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1월 “2020년까지 세계 1위 해양중공업 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사령탑을 맡았다.
그룹에서 그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2020년 매출 31조 원’ 목표를 실현할 적임자로 내세웠던 만큼 기대가 남달랐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박 사장은 기대 이하의 경영성적표를 내놨다. 지난 2009년 이후 4년 만에 삼성중공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 이하가 된 성적표였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고강도 경영진단이 장기화되면서 갖가지 뒷말이 무성하다.
그룹에선 고강도 경영진단이란 명분으로 저가수주, 납품비리, 임직원 윤리 문제까지도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박 사장의 직원들을 위한(?) 행보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위기설’에 휩싸여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감사가 끝난 후 삼성중공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진단이 끝난 뒤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이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박 사장의 입장에선 그만큼 압박이 커진 모양새다.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논란의 중심으로 내몰리고 있는 박대영 사장. 그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악재를 던져 주지 않고 어떤 해법으로 사령탑으로써의 역할을 다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