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한솔제지(대표이사 이상훈)가 수개월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주가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관측이다. 대표이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 부양 제스처를 보이고 있음에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는데 기인한다.
20일 증권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 주가는 지난 4월 2만4800원까지 오른 이후 수개월 동안 2만원대를 밑돌고 있다. 전날(19일)도 한솔제지 주가는 50원(-0.25%) 하락한 1만9700원으로 마감했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이달 1일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제지사업군 매출 3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이 대표는 한솔제지 주식 5000주(1억원)를 매입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 8월 회사가 발표한 중장기 성장 전략 의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부양책을 섰음에도 미온적 반응이다.
시장에서는 한솔제지의 이 같은 행보가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오너의 그룹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또 일각에서는 같은 해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한솔제지의 주가에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솔제지의 주가가 지난 7월말 1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최근 3개월간 1만9000원과 2만원대 초반을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한솔그룹 지주사인 한솔홀딩스가 지주사 전환 마무리를 위해 내년까지 제지 지분 20%를 식 맞교환 방식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 마무리를 위해서는 지주회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 20%를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에 기인한다.
오너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조동길 히장이 보유한 제지 주식 3034%(55만2724주)를 한솔홀딩스에 넘기고 이인희 한솔홀딩스 고문과 계열사 지분을 합칠 경우 현재의 단일 최대주주 위치는 더욱 단단해 진다.
하지만 한솔제지를 바라보는 업계와 증권가의 시선이 오너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점에 맞춰져 있는 분위기를 고려할 때 미혼적인 부양책이나 성장 전략을 제시하는 것은 주가를 끌어 올리는 힘을 발휘하기에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지업종 특성상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것은 ‘찻잔 속 회오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주식 스왑을 통한 지배력 강화를 진행하더라도 제지산업은 시장 흐름이 다 보인다는 한계가 있어 주가 부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50주년(반세기)를 맞은 것은 큰 성과이며 향후 어떻게 성장할지 회사 차원에서 연구한 부분을 50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것”이라며 “한솔제지 주가를 부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것은 시장 일부의 시각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