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지난해 ‘면세점 대전’에서 승리한 HDC신라면세점의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의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이 지난달 야심차게 새출발을 알렸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몸살을 알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폐점이 확정됐음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반면 이들 면세점은 개장 초반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까닭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권 재승인에 실패해 폐점이 확정된 상태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꾸준히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폐점이 확정되기 전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고객들이 여전히 이들 면세점을 많이 방문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 관광객들이 신규 면세점보다 익숙한 기존 면세점을 찾고 있다는 이유에 기인한다.
문제는 폐점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 면세점은 현재 선주문한 물량을 판매하고 있어 영업에 지장이 없으나 추가 발주가 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는 상품별로 재고가 부족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달 24일과 28일 각각 개장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은 아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랜드 오픈’에 앞서 일부 매장만으로 영업을 시작한 ‘1차 개점’이라지만 방문객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실정이다.
애초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은 각각 단체방문객 수를 일일 3000명 이상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들 면세점이 밝힌 단체방문객 수는 하루 평균 2000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반면 롯데면세점의 경우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의 작년 하루 평균 단체방문객 수는 각각 6500명과 4000명 수준이다. 두 곳의 2014년 기준 매출은 각각 1조9763억원, 482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방문객 수가 이를 크게 밑돌고 매출도 미미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면 업계에선 이들 신규 면세점이 장기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현재 세계 최대 도심형 면세점을 표방하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올해 매출 목표를 1조원 규모로 잡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도 올해 매출 목표를 5000억원 수준으로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아직 출발 단계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신규 면세점 초기 고객 대부분이 단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방문객을 몇 배로 늘려야 목표치 다가갈 수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에선 아직 중국인들이 신규 면세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기존 면세점으로 몰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개별 여행자들이 신규 면세점을 인지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단체관광객 유치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들은 급한 일정 탓에 마케팅과 매장 구성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장했고 때문에 초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외 명품브랜드가 입점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단체관광 비수기인데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더 필요하며 3월 ‘그랜드 오픈’이 중요하기 때문에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도 개장 초기 국산 화장품과 특산물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아직 기대에 못 미치지만 정식으로 오픈하면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