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그동안 자산 유동화 지연으로 자금 마련에 압박을 받아온 만큼 보유자산 매각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이 조선 1번지라는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한 경영 정상화와 체질 개선 등 고강도 자구노력에 나선다. 이에 따라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15일 관련업계와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전날인 14일 채권단의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한진중공업은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7일 자율협약 개시로 대출상환이 유예되고 추가자금 지원도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경영과 관련한 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비핵심 자산 매각과 고강도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과 관련해 금융권에선 “채권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실사에 3∼4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자금을 실사 전 또는 실사 중 지원할 것으로 본다”며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사라진 만큼 추가자금 지원만 신속히 이뤄진다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 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이 우선 경영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고강도 원가절감 대책 마련과 함께 영도조선소의 특수선 경쟁력 특화를 도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조선소는 최근 제2 독도함과 벙커링선, LPG선, 국립대 실습선 등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여전히 특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조직 개편 등 체질 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
업계에선 지난 2010년 이후 4년 연속 무파업을 달성할 만큼 노사관계도 최근 안정적인 만큼 자구노력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자율협약이 재도약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관심을 끄는 한진중공업의 또 다른 행보는 ‘비핵심 자산 매각’이다. 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이 2조원대로 알려진 보유 부동산 중 비핵심자산이자 무담보의 양질 자산인 인천 북항 배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건물·부지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한진중공업이 애초 민자시설로 개발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할 계획이었던 동서울터미널의 경우 현재 민간펀드를 중심으로 관심을 둔 곳이 많아 빨리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동부산터미널 부지를 제외한 건물 평가액만 5000억원에 달한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지부진하던 계열사 지분 매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지난 11일 그룹 계열사인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이 회사는 공시를 통해 “NH투자증권과 한국산업은행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은 각각 27.1%와 50%다. 이에 따라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1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