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증권사들의 효자상품이던 ELS(주가연계증권)가 새해벽두부터 시한폭탄으로 부상하고 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가 추락하고 있는 탓이다.
국내 중권사들의 대다수 ELS 상품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H지수가 떨어지면 ELS 수익도 떨어지는 구조라는 얘기다. H지수의 심상찮은 추락으로 ELS 상품 가입자들의 손실은 물론 증권사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형국이다.
H지수에 편중된 안일한 설계가 화를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오후 H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8000선이 무너졌다. 오후 2시 30분 현재 H지수는 전날보다 61.79포인트(0.77%) 하락한 7941.90에 거래되고 있다.
오전 장에서 8000선을 넘어 오름세를 보였던 H지수는 오후 들어 하락 반전하면서 낙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7900선 초반까지 추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ELS 상품은 지난해 전체 ELS 발행 규모(76조9501억)의 40%로 46조3364억원에 달한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해 발행한 녹인(Knock-In·손실구간)이 발생한 ELS는 H지수 7900선 기준으로 459건으로 늘어난다. 손실가능액만 1조3942억원 규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별로는 하나금융투자가 340억원 규모의 ELS 19건에서 녹인이 발생했고 한국투자증권이 328억원(26건), 한화투자증권 301억원(23건), 삼성증권 169억원(15건)이다. ELS 발행 규모가 큰 이들 증권사에는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LS 불안감에 따른 수수료 수익 급감까지 겹쳐 증권사들은 진땀을 빼고 있다.
금융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자승자박인 셈”이라며 “투자를 권유할 때 이런 상황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었다는 투자자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증권사와 금융기관들이 안일하게 상품을 팔았고 더구나 H지수에 너무 편중돼 안일하게 설계를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