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올해 벽두부터 위기경영을 외친 기업들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주총 시즌에서 주요 경영현안을 확정한다. 한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주주들에게 어떤 정책으로 화답할지 주목된다.
8일 재계와 증권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주총 일정이 확정된 상장사는 총 1328개사다. 오는 11일, 18일, 25일에 대부분 상장사의 주총 일정이 몰려 있다. 대기업의 경우는 11일과 18일에 대부분 주총이 몰려 있다.
11일에는 55개사, 18일에는 337개사이다. 25일에는 560개사 주총을 개최할 예정으로, 금융사나 코스닥, 코넥스 기업들이 주로 이날 주총을 예정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등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주총은 11일에 몰려 있다. 특히 11일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특히 그동안 그룹 차원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왔다는 점에서 올해 주총에서 적잖은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특히 사업포트폴리오 재정비 과정에서 일부 주주들과의 마찰을 빚었던 만큼 주주친화 정책이 어떻게 주총을 통과할지도 관심사다.
단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연 1회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한 기존 정관을 분기 말에 배당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사업년도 기준으로 1년에 최대 4번까지 배당이 가능하게 된다. 또한 주주 가치 보호를 위해 제3자에 대한 신주발행 한도도 전체 발행주식의 20%를 넘지 않는 범위 내로 축소하는 변경안이 상정돼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했던 정관도 개정한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중에서도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변경된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경영과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개정에 나섰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삼성SDI, 호텔신라 등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정관을 일부 바꿀 방침이다.
삼성그룹과 같은 날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도 주총을 개최한다. 이날 현대차의 경우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선임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한 이사 9명에 대한 보수한도는 150억원으로 동결한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도 이사 선임의 건 등을 의결하고 배당정책 등도 통과시킬 계획이다.
한편 주총이 같은 날 몰리며 주주들이 주총장 방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도입된 전자투표제는 올해 역시 많은 기업들이 도입을 하지 않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11일에 전자투표를 실시하는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기업집단 계열사가 특별한 사유 없이 동일한 일자에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주총에 참석해 토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의 권리를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