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동양 경영권을 접수하기 위해 전장에 나선 유진그룹(유진기업)이 무참히 패했다. 동양의 현 경영진이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며 ‘유진 침공’에서 한시름 놓게 됐다. 유진그룹의 패배 원인은 소액주주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으로 동양 침공의 명분을 개미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진그룹은 전날인 30일 서울 YMCA회관에서 열린 (주)동양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제시한 이사의 수 증원 안건(제 1호 의안의 1, 2) 모두 부결되는 참패를 맛봤다. 유진그룹은 동양의 지분매입 경쟁을 벌이던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주총이 임박하면서 전략적 동맹을 맺고 경영권 접수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날 주총은 동양의 전체 발행주식총수 2억3908만1867주 중 서면, 전자 투표를 포함해 1억5760만4090주가 참여했다.
주총 분위기는 동양의 소액주주들이 유진그룹 입성 반대 목소리로 울려 퍼졌다.
한 소액주주는 “주총이 임박해서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공동의결권 행사를 결의했다”며 “이것이 진정 책임경영이냐”고 질타했다.
이 소액주주는 또 “힘들이지 않고 동양에 입성하려는 의도일 뿐”이라며 “동양을 인수하려면 장내에서 33% 지분을 확보하고 떳떳하게 입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인트리가 제안한 이사 수 15명 증원 안건은 55.82%만 찬성표를 던졌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3분의 2(66.6%)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유진그룹이 제안한 이사 수 16명 증원 안건도 찬성률 56.2%로 부결됐다.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의 전략적 동맹에 따라 이날 이들이 확보한 의결권은 약 8800만여주로 주총 참석 주식인 1억5730만주의 3분의 2 확보에는 크게 못미쳤다.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최소 1억500만주를 확보해야 했다.
대부분의 주식이 소액주주에 분산되어 있던 만큼 유진그룹은 주총을 앞두고 비전발표를 겸한 간담회를 자처하는 등 소액주주 마음을 얻으려 애썼지만 결국 마음을 얻지 못하고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셈이다.
한편 유진그룹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동양 인수 의지는 변함없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추가적인 지분매입도 진행하며 주주로서의 감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유진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