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국내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일류 전자기업인 삼성전자가 주력사업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통수를 강하게 맞았다.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화웨이의 공세를 마주한 게 그것이다.
중국의 기술력에 우위를 자신하며 스마트폰 시장의 넘버원 자리를 지키던 삼성전자의 자만심이 문제는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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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IT시장에서 중국의 화웨이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기술력으로는 글로벌 톱 브랜드로 성장한 화웨이는 대륙의 대자본답게 글로벌 수성의 자리를 노리는 맹주로 떠올랐다.
전날인 26일 중국의 IT매체들은 화웨이가 5년 내 삼성전자와 애플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위청둥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발표회 뒤에 “앞으로 4∼5년의 시간을 이용해 전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을 뛰어넘어 세계 1위가 되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화웨이의 이 같은 자신감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에 기인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수성경쟁을 벌이면서도 이른바 ‘넘사벽’의 철옹성을 쌓았다는 자만심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 화웨이는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왔다.
단적으로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IT시장의 특허 공룡으로 부상한 상태다. 지난해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신청한 특허는 3898건으로 미국의 퀄컴 2442건보다 1456건 많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신청한 특허 1683건과 비교하면 2215건이나 많은 것으로 ‘진격의 화웨이’이라는 별칭을 붙일 만큼 무서운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바꿔보면 삼성전자가 글로벌 수성의 위치에서 안주하고 있는 사이 화웨이의 기술개발은 상당한 속도를 낸 것으로도 읽힌다.
IT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생산기지 정도로 여기며 5년, 10년 이상의 기술격차라던 중국 전자기업들이 최근 2~3년간 엄청난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며 “화웨이가 엄청난 글로벌 인재들을 데려가는 동안 우리 기업들은 이익에 취해 안주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화웨이의 글로벌 수성 전략을 치밀해 보인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화웨이는 지난 25일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과 중국 법원에 특허침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허 11건에 대한 소송인데 모두가 4세대 이동통신 업계 표준과 관련된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핵심인 4세대 이동통신 업계 표준에서 그만큼 화웨이의 기술력이 상당하는 얘기, 삼성전자로선 예상치 못한 공세에 직면하며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애플과의 시장 양분은 이미 옛말이 된 셈이자 화웨이의 공세를 막아내고 수성의 위치를 지키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를 두고 ‘개구리가 서서히 데워지는 물속에서 죽을지 모르고 유영하는 형국’과 닮아있다는 재계의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