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이지훈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주만에 귀국하면서 재계 안팎의 관심은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함께 ‘롯데그룹 형제의 난’의 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예컨대 그 결과가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회장 등 삼부자의 공멸로 나타날지, 아니면 2세대 시대 개막으로 나타날지가 관심사인 것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해 1년이나 이어지고 있는 롯데가 오너 형제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이 결국 롯데가 삼부자의 공멸을 가져오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더 큰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1년이나 지속되는 롯데가 형제의 볼썽사나운 경영권 분쟁, 특히 신 전 부회장의 막무가내식 태도는 재벌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며 “누가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라 삼부자 공멸이란 결과를 맞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 검찰 수사가 시작된 것도 따지고 보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원인”이라면서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재벌가 형제의 골육상쟁이 여론은 물론 정부나 사정당국의 심기를 거스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재계에서 이처럼 우려하고 있는 이유의 중심에는 신 전 부회장이 서 있다. 그가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피고 있어 ‘2세대 개막’보다는 ‘공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신 전 부회장은 가뜩이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놓고 국부유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표대결을 반복하면서 국내 재계 5위 그룹의 경영권이 일본땅에서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오른 모습이다. 나라 전체를 떠들썩하게 한 ‘롯데사태’로 12만명에 달하는 롯데 임직원들은 대부분 영문도 잘 모른 채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로지 경영권 탈취를 위해 “이길 때까지 임시주총을 열겠다”는 태도가 문제라는 것이다.
재계 또 다른 일각에선 한국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게 될 경우 ‘롯데=일본기업’이란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되겠느냐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멸이란 분석의 무게 중심에는 형제가 동시에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자리를 하고 있다. 만일 신 회장이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사법처리된다면 지난해까지 일본 롯데의 사령탑이었던 신 전 부회장 역시 이런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재계 일각에선 ‘2세대 시대 개막’ 가능성 관측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만일 신동빈 회장이 검찰의 수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권을 굳건히 지킨다면 롯데그룹은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오랜 ‘철권통치’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2세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일 신 회장이 사법처리되면서 경영권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어가더라도 롯데그룹은 2세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