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환율 효과 등 이른바 ‘덤’으로 얻은 이익이 아닌 위기 속에서 강력한 정신무장을 통해 기회를 찾아갔다는 점에서 2분기 깜짝실적의 의미는 남달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기적인 신성장동력원 확보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장밋빛 미래를 기대해 볼만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전날 공시를 통해 2분기에 잠정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분기 대비 21.26%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7.39% 신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5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0.44% 늘어난 것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3.01% 증가한 것이다. 매출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각종 사업이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와 전망을 뛰어넘는 깜짝실적이다. 2분기 시작 초반에 6조원대 중반을 형성하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2분기 후반 7조원대 초중반까지 높아지긴 했다. 그러나 8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은 극히 일부에 국한됐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깜짝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과 가전, 반도체 등 사업 전반적으로 고른 성장을 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어느 한 분야의 성적표로 이익을 메우던 최근 2년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우선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무리 신제품이라고 해도 호실적을 거둔다는 것은 제품의 완성도는 물론 각고의 마케팅 역량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장 불확실성의 늪에서 위기를 겪던 스마트폰 사업을 반전시킬 결과로 원동력은 단연 조직의 시스템을 빠른 의사결정 구조로 효율화하면서 ‘다시 뛰자’는 조직 내부의 정신무장을 강하게 결속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2분기에 갤럭시S7 1만6000대 이상이 팔렸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이에 따라 IM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원을 웃돌아 지난 2014년 2분기 4조4022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7과 함께 신흥시장 등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중저가폰 갤럭시 A, J 시리즈도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의 맏형격인 반도체 분야도 어려움 속에서 수익성을 높이며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사업의 DS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때와 비슷한 2조원 중후반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2분기에 D-RAM 가격 하락이 가속화됐다는 점에서 2조원대 중후반 성적표는 사실상 깜짝실적 수준이다. 제품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단연 호실적의 이유이겠지만 그만큼 조직 전체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역량을 집중했다는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TV와 에어컨 등의 생활가전의 CE부문 역시 1조원을 넘어선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어컨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TV 판매 역시 크게 신장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는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1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패널(DP) 부문도 소폭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관측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각종 사업의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 내부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든 역량을 집중한 결과가 아니겠냐”며 “신수종 사업들도 차츰 윤곽을 갖춰가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