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후 통신집중을 강조하고도 부동산시장에 치중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쓰임새가 떨어진 옛 전화국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대부분 국영통신기업(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 국민의 혈세로 지어진 곳이다.
하지만 회사의 수익 창출에만 전념할 뿐 일반 국민을 위한 편의시설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일 금감원전자공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2013년 23조8106억원, 2014년 23조4217억원, 2015년 22조28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393억원에서 주춤하다가 지난해 1조2929억원으로 3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전체 매출의 29%에 해당하는 무선서비스로 6조5200억원이다. 유선전화는 2조31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0%에 머물렀는데 전년 대비 6.5%나 하락했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타사업부문이다. KT는 지난해 기타사업에서 총 1조 911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 대비 29.5%나 급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사업을 제외하면 3500억원 수준이다. 부동산사업에서 1조4000억원의 매출이 나온 것이다.
황 회장은 취임 초기 통신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지만 수익이 정체되면서 국영 통신기업 시절 지어진 전화국과 용지를 활용해 부동산사업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후 이석채 전 회장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에서 방만했던 계열사를 대폭 정리했고 알짜계열사였던 KT렌탈과 KT캐피탈 등의 회사도 매각했다. 물론 당시 황 회장이 밝힌 매각 이유는 “통신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재무구조를 개선”이라고 했다.
하지만 통신사업에 힘을 실을 줄 알았던 황 회장은 해당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보다 부동산 사업에 더 힘을 보태는 행보를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사업을 통한 수익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연착륙시키는 듯 보이지만 이면에는 마냥 달갑지 않다는 시선도 있다. 국영기업 시절 지어진 전화국과 관련 시설은 대부분 국민의 혈세가 투입됐다는데 기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KT가 과거 전화국으로 사용했던 곳 중 압구정역 인근 KT신사지사와 KT영동지사가 있다. 이곳은 관광호테과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곳들 중 국민을 위한 편의시설은 전무한 상황이다.
황 회장 임기 동안 KT는 부동산사업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부동산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서울시와 부산 등 4개 지역에 2000여 가구의 임대주택도 선보인다고 했다.
여기에 유선통신 비중이 높았던 시절 혈세로 지어진 옛 전화국이나 지사를 활용해 부동산 사업의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또한 455개의 전화국과 통신장비 이전 부지를 일종의 총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아날로그 장비와 건물이 디지털 시대로 오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지만 KT가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도 “혈세로 지어진 옛 지사들이 밑천이 된 만큼 국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시설을 고려하는 것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