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에 웃고 우는 기업들<천태만상>

행운의 여신? 악마의 손짓?

[KJtimes=김봄내 기자]향응·접대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드러내놓고 웃지못할 뿐 뒤돌아서서 은근히 미소 짓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하소연할 곳 없이 통곡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마트업계와 식품업계는 기대감에 부풀러 있다. 그러나 백화점업계는 김영란법에 발목이 잡혀 예고된 막대한 손실 앞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기업들의 웃고 우는 실태를 추적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업태나 업종에 따라 미묘한 표정 차이를 보이고 있다. 5만원 이하 선물 비중이 80~90%에 이르는 마트나 편의점과 상대적으로 저가 선물세트 구색이 풍부한 식품업체는 반사이익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반면 90%의 선물세트가 5만원을 넘는 백화점업계의 경우 김영란법 저촉 대상에 해당되면서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실제 대형할인마트의 입장은 백화점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올해 설 이마트에서 팔린 선물세트 가운데 대부분인 87.8%(수량 기준)가 김영란법과 무관한 ‘5만원 미만선물이었다.


지난해 추석 이마트 선물 중 5만원 미만의 수량 비중도 89.1%에 달했다. 10개 선물세트가 팔리면 9개는 5만원을 넘지 않는 저가 선물이라는 얘기다. 매출 기준으로도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5만원 미만 선물의 비중은 67~69% 수준이었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등도 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또 다른 업계는 씨유(CU)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업계다. 예를 들어 편의점 씨유(CU)의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선물 매출 가운데 각각 70%, 72%5만원대 미만의 선물이었다.


이에 따라 준비도 한창이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의 경우 김영란법 시행 이후 5만원대 이하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협력업체들과 이 가격대의 다양한 선물세트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식품업계의 기대감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오히려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치 등 통조림과 식용유 등 가공식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는 대부분 5만원을 넘지 않아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로 꼽힌다.


예컨대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가운데 5만원 이하 상품은 94.5%(수량 기준)를 차지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5만원 이하 상품 비중이 89.5%였다. 대상의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구성에서 5만원이 넘는 제품은 1.5%에 불과했고 올해 추석에도 1.7% 수준에 그쳤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올해 추석을 겨냥해 2~5만원대 중저가 선물세트를 집중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인기 품목인 스팸 선물세트의 경우 벌써 판매 증가를 예상하고 지난해보다 10% 이상 물량을 늘렸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추석 선물은 김영란법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합리적 가격대와 실용성을 앞세워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영란법 영향으로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고가 선물세트의 대체재 역할을 하면서 판매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백화점업계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다음 달 285만원을 넘는 선물 접대를 금지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유통 채널 가운데 백화점 선물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 가운데 85%5만원이상 가격대의 선물이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올해 설이나 지난해 추석 당시 5만원이상 선물의 매출 비중은 약 90% 수준이었다.


문제는 이에 따라 각기 백화점들은 저가 선물을 늘려 변화를 준비하는 분위기지만 아직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백화점들은 명절 때 1500~2000여가지 선물 세트를 준비하지만 백화점 선물세트의 주류인 한우, 굴비, 청과 등으로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 기인한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기본적으로 불황까지 겹친 만큼 저가 선물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실제 올해 추석의 경우 5만 원 이하 선물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30%이상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도 저가 상품 구색과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백화점의 경우 실속세트라도 최소 10만원 안팎인데 5만원이하까지 가격대를 낮추기 위해 백화점이 취할 수 있는 대책이 많지는 않아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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