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엄청난 손실을 보고 완성차의 꿈을 접었던 삼성. 그러나 최근 들어 또다시 완성차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구설에 휩싸이고 있다.
삼성은 이와 관련해 한마디로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와 시장 일각에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끊임없이 구설을 만드는 형국이다. 어찌된 영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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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완성차 진출 가능성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은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기인한다.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챙기면서부터 이 분야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들어 삼성의 완성차 진출 가능성이 더욱 강하게 재기되는 것은 일련의 인수합병과 관련이 크다. 블름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탈리아의 유명 완성차인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부품 계열사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인수가격만 무려 30억 달러다. 우리 돈으로 3조3540억원이나 하는 초대형 베팅이다.
이번 딜이 삼성의 완성차 진출의 구설을 낳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마그네티 마렐리를 품에 안으면 사실상 완성차의 엔진을 제외하고는 모든 핵심 부품을 직접 운영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마그네티 마렐리는 현재 피아트크라이슬러의 핵심 부품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더구나 최신의 부품인 자동차 엔터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조명,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도 주력으로 다루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순위로 보면 매출기준(73억 유료) 약 30위권의 업체다.
삼성의 이번 인수는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련업계는 관측 중이다. 이 부회장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이전 인수합병을 통해 구축된 부품사업과 이번 인수가 결합하면 더이상 완성차가 굴러가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사업 전반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에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 지분 2%, 5000억원 가량을 사들이며 부품사업을 확대했다. 내연기관의 완성차가 아니더라도 전기차 분야에서도 핵심부품은 이번 마그네티 마렐리의 인수로 당장이라도 실현가능한 현실이 된 것이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스마트폰, 반도체 등 IT분야의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이면 자동차의 전장분야는 물론 부품에서도 IT기술의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전장부품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완성차라는 문제는 생산공장 등 막대한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삼성이 당장 뛰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면서도 “전장부품이 앞으로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자동차 프레임 분야만 인수하게 된다면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할 것도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 측은 이런 관측에 대해 “완성차 사업 진출에 대해 관심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삼성의 완성차 재진출 가능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당장은 부품사업만 하겠지만 미래먹거리의 한계에 봉착해 있는 삼성 입장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라고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