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 서울중앙지검(특별수사팀 윤갑근 대구고검장)에 출두해 하루 동안 조사를 받은 후 귀가했다. 이 과정에서 ‘황제 소환’, ‘저자세 조사’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검찰은 조사 상황이 아닌 잠시 쉬는 시간에 후배와 대화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악화되는 여론에 김수남 검찰총장도 우 전 수석 조사를 맡은 특수팀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일 출두 당일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우 전 수석은 검찰청사 출입문으로 들어가기 전 “검찰에서 성실히 답변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 사이 ‘가족회사자금유용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던진 기자를 쳐다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부터 후배 검사들 앞에서 팔짱 낀 채 웃음을 보이는 사진 한 장, 그리고 귀가할 때까지 그의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은 SNS를 통해 다양한 반응은 쏟아냈다.
무엇보다 우 전 수석이 검찰청사 내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 전 수석은 물론 검찰을 향한 거센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우 전 수석을 바라보고 있는 후배 검사의 공손한 자세가 팔짱 낀 우 전 수석의 모습과 대조를 보이며 ‘저자세 조사’란 비난까지 받았다.
‘나무**’는 트위터를 통해 “우병우, 팔짱낀채 검찰을 혼내고 있나?>이보다 더 강할 수는 없다. 검찰소환 당하면서 고개를 숙이지 않은 유일한 사람. 질문하는 기자를 쏘아보는 유일한 사람. 저 여유로운 자세, 누가 누구를 조사하는가?”라고 검찰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그루터기…’는 누가 검사이고 누가 피의자인가? 구속하라는 밤샘 천막농성도 우병우의 퇴청을 막지는 못했습니다“라고 검찰의 저자세를 꼬집었다.
‘이**’는 “서울지검 11층 스케치...이것이 검찰을 쥐락펴락하는 우병우의 위세입니다. 우리가 검찰조사를 신뢰할 수 없는 이유죠”라며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의 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비난 여론은 SNS뿐만 아니라 ‘검찰에 놀러 간 우병우?’, ‘황제 조사’, ‘누가 검사고, 누가 피의자’ 등의 제하로 다수의 언론사 기사로 생산돼 여론을 더욱 들끓게 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하러간 사이 후배 검사·직원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검찰 수장인 김수남 총장은 우 전 수석의 소환조사를 담당한 특별수사팀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우 전 수석의 모습이 언론사 사진으로 공개되자 “우 전 수석 수사와 관련해 조사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질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당은 우 전 수석의 구속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위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 외에도 직무유기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청와대 보안 등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어떤 변명으로도 빠져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의자가 아니라 피고발인, 소명을 듣는다...이대로 해준다면 수사하는 검사가 아니라 변명을 들어주는 속기사에 불과하다”며 “기존 의혹 말고도 최순실과 관련하여 조사할게 많을 텐데, 이러려고 우병우 자택도 압수수색도 안하고 최순실 게이트도 형사8부 막내검사에게 맡겨 한가하게 조서만 꾸미고 있었던건지”라고 올렸다.
이어 “이런 식으로 검찰 소환조사가 이뤄진다면 앞으로는 우병우가 아니라 우갑우(又甲又)라고, 그리고 검찰이 아니라 겁찰(怯察)로 불러드려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가족회사자금유용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여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기소 여부를 조만간 결정한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