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작년 외국인투자자들의 주식 패턴이 공개됐다. 이들은 아모레퍼시픽과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3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3개 종목 순매수 규모가 3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순매수 30% 육박해 눈길을 끌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1조3556억원어치를 매수했다. 또 POSCO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각각 1조2410억원과 1조2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조원어치 이상씩 매수한 셈이다.
이들 외국인투자자이 다음으로 외국인이 많이 산 종목은 ▲NAVER(8477억원) ▲한국항공우주(8304억원) ▲LG생활건강(7217억원) ▲고려아연(7053억원) ▲현대중공업(5381억원) ▲한화테크윈(4556억원) ▲아모레G(4467억원) 등이었다.
그러면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들은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등을 대거 내다 팔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다. 이들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005935]를 각각 1조7612억원, 1조41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8436억원) ▲삼성생명(5460억원) ▲KB금융(4116억원) ▲호텔신라(3736억원) ▲기아차(3615억원) ▲삼성화재(3408억원) ▲쌍용양회(2940억원) ▲삼성카드(2502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한편 연초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주일여 만에 1조원을 넘어섰고 작년 12월 한 달 동안 1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한 것과 비교하면 기간 대비 순매수 강도가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날 이 같은 분석을 내놓고 이런 외국인 매수세 확대 배경에 대해 국내 정치 일정의 불확실성에도 연초 수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 절벽 위험이 다소 완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김 팀장은 “연초부터 열흘간 대외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7.7% 늘었고 지난 2년 동안 연초 열흘간 수출 증가율이 모두 20%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며 “중국 재고조정 사이클이 마무리되고 선진국 투자가 살아나면서 수출 단가 회복과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배경으로 달러화의 구조적 강세 흐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김 팀장은 “달러화 강세가 약화하면 원화 가치 약세가 진정될 수 있는데 이는 환 베팅 성격의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기대요인이”이라면서 “보호무역주의와 연관된 위안화 방향의 불확실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한 한국과 중국 갈등, 내수 불안은 원화 약세 요인이지만 IT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한 수출 경기 회복은 원화 강세 기대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2주간 외국인이 많이 담은 업종은 화학과 철강금속”이라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계획 등을 고려하면 소재 산업이 수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 올해부터 2020년까지 90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고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감산과 철강제품 가격 상승도 긍정적인 이슈로 추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 내용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섹터 전략은 IT와 소재, 산업재를 중심으로 하되 외국인 매수세와 어닝시즌 실적 가시성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선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