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삼성전자[005930]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팔자’ 행진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외국인들은 한 달째 거의 매일 삼성전자를 팔아 치우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1개월 전 만에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던 삼성전자 주가도 좀처럼 상승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외국인들의 삼성전자 누적 순매도 규모는 1조6300억원이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한 달여 동안에 1조2657억원을 집중 적으로 팔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외국인이 삼성전자가 장중 사상 최고가인 213만4000원까지 올랐던 지난달 21일 이후 지난 18일 현재까지 외국인은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매도우위였다는 점이다.
사실 삼성전자 주가가 뒷걸음질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말부터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중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213만원대까지 올랐던 이 종목의 주가가 지난 18일에는 3거래일 연속 하락, 207만5000원에 마감했다.
그러면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계속해서 파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를 그동안 부추겨온 원인으로 유가상승 동력 약화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둔화와 삼성전자 자사주 1차분 매입완료, 원화약세 전환 등을 꼽으며 이런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기조 둔화가 외국인들의 매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자 삼성전자를 비롯해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끈 대형주와 경기민감주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또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는 원인으로 한국이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전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반감된 것을 꼽고 있다.
한편 국내외 증권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도 연이은 매수 추천과 목표주가 상향조정을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고 환율 흐름이 바뀌는 5월을 전후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며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월말부터가 삼성전자 자사주 2차 매입이 시작되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이 4월 말에 재개되는 것이 긍정적 요인이라는 얘기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1월 25일부터 4월 10일까지 자기주식 192만2917주, 2조498억원어치를 취득한 상태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는 코스피 특성상 수출업종에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나 외국인 수급을 제한한다”며 “프랑스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매수세 유입을 늦출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10일 올해 자사주 1차 매입을 마무리했다”면서 “자사주 2차분 매입이 시작되면 외국인 매수재개와 더불어 주가도 5월부터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자재가 중심의 물가상승 기조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바탕을 둔 수요 증가가 아니라 원유 감산 등 공급 축소 때문이었다”며 “유가 상승 동력이 2월 이후로 약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둔화하고 있는데 이는 경기민감주에 부정적 변화”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조작국 미지정을 계기로 원화 약세가 점차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방향이 바뀌는 국면에서 외국인의 매도 불가피한데 3분기 전까지는 외국인의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5월까지는 물가 상승세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받겠다”며 “하지만 하반기에 가까워지면서 환율효과와 수출 모멘텀이 더 살아나면서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