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홍준표 전 경남지사(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당내 친박(親朴) 의원들과 선긋기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또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탈당했다가 복당 의사를 밝힌 바른정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포용하겠다는 뜻을 재차 내비쳤다.
홍 전 지사는 12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출국 길에 오르기 직전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생각을 전달하고 “(미국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정확한 입국 시기를 밝히지 않은 홍 전 지사는 “판을 짜는 것 보니까 우리가 할 역할이 좀 많은 것 같다”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이전 입국 여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남겼다.
친박 진영과의 불편한 동거를 예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말도 남겼다. 홍 전 지사는 “난 (친박 진영과) 당권을 가지고 싸울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홍 전 지사의 직설 화법에 대해 귀국 후 당권을 놓고 친박 진영과의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탈당파의 복당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차를 확인한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사이다 발언을 던졌다.
홍 전 지사는 바른정당 복당파 문제에 대해 “수용 여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입당했는데 수용 여부가 의미 없는 것”이라고 이미 복당파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확실히 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무너진 보수정당이 재건되는데 작은 욕심을 갖고 (정 권한대행이)그런 짓하면 안 된다”며, “아침에 잠시 승인이라는 말을 봤는데 그게 무슨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냐”고 덧붙였다.
정 권한대행은 앞서 대선 레이스 기간 탈당파 복당 문제를 놓고 홍 전 지사와 달리 수용 의사를 포함해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홍 전 지사는 대선을 사흘 남기고 당헌 규정에 따라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지시했다.
이날 홍 전 지사는 “(당무우선권 수용에 대해)그런 식으로 처신하는 건 옳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바른정당 분들이 좀 더 돌아왔으면 좋겠다. 거기에 ‘패션좌파’만 빼고”라고 말한 뒤 “바른정당에서 많이 돌아와 보수대통합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새 정부에 대해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홍 전 지사는 “10년간 야당을 해본 경험이 있어 강력한 제1야당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을 국민을 통해 철저히 견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대표 역할 의사에 대해서는 “그건 나중에 이야기 하자”는 말로 대신했다.
한편, 홍 전 지사는 한 달가량 미국에 머물면서 강한 야당과 보수진영 집결을 위한 정국구상을 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