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인사검증 무대인 총리 인사청문회에 나섰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총리 후보자를 검증한다는 무게감을 초월해 문재인 대통령의 원만한 국정운영 및 새정부 내각 구성에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저의 누추한 인생을 되돌아보고 국가의 무거운 과제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국가와 정치의 발전을 위해 고심하는 위원님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보잘 것 없는 제가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돼 두려운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며 “질문에 성실히 답변 드리고, 여러분의 질책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표명했다.
이 후보자의 모두 발언으로 시작된 청문회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청문회 전까지 야당 의원들로부터 ‘자료 제출’요구에 시달렸던 탓인지 시작부터 자료 제출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역대 청문회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직계존·비속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한 적은 없다”며 “청문회가 제대로 운영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들의 어깨탈골CT·MRI사진과 건강보험심의위원회 핵심 자료, 위장전입과 관련 아들의 주민등록 등초본, 부동산 취득 관련 실거래 내역 및 가격 자료 등을 오후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청문회이며 첫 총리로서 중요한 인사 청문회”라며 충실하게 진행되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 자료 제출“이라고 지적하며, 아들 부부의 증여세 탈루 의혹관련 며느리의 자금 출처와 아들의 진료기록 전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여당은 역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맞받아 쳤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역대 총리 인사청문회 시 자료 제출을 안 해서 야당(당시 민주당)이 분통을 터뜨렸다”며 “청문회 끝날 때까지 자료 제출을 안했다”라고 대응했다.
이어 “경대수 간사께서 역대 총리 후보자 중 자료제출을 안하신 분이 없다는 것은 국민이 방송을 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역대 총리 청문회 때 너무 제출을 안 해서 야당이 분통을 터뜨린 게 많고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과 관련해 야당은 청문회 전부터 문제를 삼아왔다. 앞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은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다”며 “제1야당 입장에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정 권한대행은 청문회 당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도 “이 후보자가 아직도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 가족 개인 정보 제공을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제시한 5대 비리 관련 인사 원천 배제 요인에도 해당된다”며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가지 의혹이 있는 사람은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배제한다고 한 것은 문 대통령의 공약집 22p에 정확히 기술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보이콧까지 시사했으나 당일 인사청문특위 위원 6명이 마지막 회동을 통해 정상적 진행을 결정할 정도로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 철저한 검증은 당연한 책무이며, 이를 통해 인준 여부와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국정 운영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내주 있을 국가정보원장,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사청문회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서의 역할로 보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