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국무총리실 산하 공공기관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수장을 맡고 있는 김준영 이사장이 10여년 넘게 특정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아 오면서 과도한 재직기간 및 특혜성 논란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김 이사장은 현재 국내 최대 사출성형기 제조업체 ㈜우진플라임(대표이사 김익환)에서 단 한 명뿐인 사외이사로 12년 이상 재직 중이다. 김익환 우진플라임 대표와 김 이사장은 성균관대동문이란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진플라임은 사출성형기 제조업체로 지난해(연결기준) 매출 2283억원, 영업이익 161억원, 당기순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1985년 4월 우진기계로 최초 설립돼 우진유압기계, 우진세렉스 등의 사명을 거쳐 대외이미지 개선과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 2012년 3월 ㈜우진플라임으로 변경됐다.
최대주주는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익환 대표로 2001년 7월 코스닥, 2006년 5월 코스피에 상장하는 과정을 거치며 ‘우진주소기계(영파)유한공사’를 포함한 5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 대선 직전에는 김 대표와 반기문 전UN사무총장이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반기문 테마주로 주목받기도 했다. 여러 방면에서 볼 때 회사 소재지인 충청권은 물론 업계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한 곳이라는데 물음표를 달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처럼 주목받는 우진플라임의 사외이사는 12년째 단 한 사람이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수장으로 있는 김준영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우진플라임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성균관대 총장(2011~2014)과 한국사립대학교총장협의회장, 2014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 이사장은 지난해 열린 우진플라임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외이사 재직에 대한 특혜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해마다 5000만원 안팎, 특히 지난 2013~2014년 사이 7000만원이 넘는 돈을 연봉으로 챙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우진플라임의 불성실 공시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사업보고서까지 김 이사의 참석 여부를 전혀 기재하지 않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요구를 받았고, 이에 2015년 사업보고서를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출연기관의 수장이 사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부분도 들여다 볼 부분이지만 경영진 견제와 주주들의 권익보호를 주로 하는 코스피 상장사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 국내에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오너일가의 전횡이나 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종의 견제 장치로 마련됐지만 전관예우와 오너 및 경영진과 다양한 연결고리로 회사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 1999년 경제인문사회 분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지원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한국개발연구원, 교육개발원,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세연구원, 법제연구원 등 20여 곳이 소관 연구기관에 포함돼 있다.
안병옥 환경부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차관, 이숙진 여성가족부차관 등 차관급 인사들이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곳이다.
한편 본지는 사실확인을 위해 여러 차례 우진플라임과의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담당자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특히 몇 차례 담당자에게 취재 내용에 대한 메모를 남겼으나 연결되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