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로유통, 기흥혼수센터 ‘갑질 논란’ 재점화…왜

비대위 “농협이 개발이익 독식하려 안면몰수” vs 농협 “재입점 약속, 집회 의중 모르겠다”

[KJtimes=장우호 기자]“농협의 ‘갑질 계약서’ 등이 영세업체 생존권을 위협한다”
“입점 상인들이 힘을 모아 20년간 일궈왔더니 농협이 개발이익을 독식하려 한다”

지난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영천동에 소재한 기흥혼수센터 앞. 이곳에선 아침부터 시끄러웠다. 기흥혼수센터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희숙) 주최로 농협하나로유통이 운영하는 기흥혼수센터 입구에서 리모델링 반대 집회가 열린 게 그 이유다. 이 자리에는 입점 상인과 근로자 20여명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이들은 농협하나로유통이 기흥혼수센터에 입점한 상인들과 협의 없이 이 부지에 대규모 유통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세우고 일방적으로 입점 상인들에 계약해지를 통보, 퇴거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번 집회에 열리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농협하나로유통의 갑질 논란이 10개월만에 재점화된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농협중앙회 정문에서 영업권 보상 요구 등 같은 내용으로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다수의 언론이 이를 다루면서 최초로 기흥혼수센터에서 ‘갑질 논란’이 일었다.

이후 현재 농협하나로유통과 비대위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비대위는 일방적인 퇴거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농협하나로유통은 적법한 결정이며 충분한 유예기간을 줬다고 반박하고 있어서다.  

그러면 상인들이 이처럼 농협하나로유통에 대해 원성을 쏟아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비대위에 따르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농협이 개발이익을 독식하려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협하나로유통의 ‘갑질’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의 기흥혼수센터의 경우 입점 상인들의 힘으로 유지해 온 것이다. 지난 2007년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가 동탄신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함에 따라 신도시개발사업 예정부지에 포함됐던 기흥혼수센터 부지를 상인들의 노력으로 존치 결정을 받아내 농협하나로유통이 영업을 계속해 올 수 있었다.

특히 당시 LH공사로부터 보상금을 받고 떠날 수도 있었던 상인들이 존치를 위해 노력한 것은 농협하나로유통의 설득 때문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은 당시 상인들을 대상으로 ‘향후 동탄신도시의 분양이 완료되고 입주를 시작하면 기흥혼수센터의 영업이 활성화될 것이므로 농협과 상인들이 함께 노력해서 존치 결정을 받아내자’고 상인들을 설득했다.

김희숙 비대위원장은 “농협이 ‘향후 동탄신도시 분양이 완료되고 입주를 시작하면 영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상인들을 독려했다”면서 “농협의 말만 믿고 10여년간 소음과 분진에 영업실적이 바닥을 치면서도 참아왔더니 입주를 시작해 매출 향상이 기대되자 내쫓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농협하나로유통은 이와 관련 극구부인하고 나섰다. 리모델링은 2년 전부터 계획했던 것이며 임대인 입장에서 임차인만을 위해 영원한 입점을 약속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LH공사로부터 존치 결정을 받아낸 것과 관련해서는 상부상조한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농협하나로유통 관계자는 “1년6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친 뒤 재입점을 약속했고 50개 업체 중 집회에 참가한 11개 업체를 제외한 39개 업체는 이미 재입점하기로 하고 퇴점했다”면서 “특히 비대위는 다른 상인들과도 적대적인 관계인데 집회에 참가한 11개 업체 가운데 1개 업체는 재입점하기로 했으면서도 집회에 참가하고 있어 그 의중을 모르겠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농협에서는 모든 점포의 동시 퇴점을 원했으나 비대위에서 반대해 결국 점포별로 계약이 종료되는 달에 순차적으로 퇴점하게 됐다”며 “때문에 차례차례 이빨 빠진 혼수센터가 운영돼 오는 등 혼수센터 전체적인 피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상인들이 1997년 존치 결정을 도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10여년간 영업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당시 존치되지 않았더라면 1년 단위로 재계약되는 계약기간 중 남은 기간 동안의 영업배상만 받고 나가야 했기 때문에 상인들 입장에서도 존치 결정을 받는 게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농협하나로유통과 상인들의 대립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비대위를 중심으로 갑질 논란과 일방적 퇴거 주장이 담긴 내용이 공정위에 제소되는가 하면 검찰 고발까지 진행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첨예한 대립은 법정공방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며 “갑질 논란은 현재 최대 이슈인 만큼 농협하나로유통으로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으며 (상인들의 주장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후폭풍을 감내해야 하는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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