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제재에도 북한의 핵 개발 기조가 지속되는 배경에는 오랜 우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르포 기사를 보도했다.
북한에서 1만km나 떨어진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 교외 지역에는 나미비아 국방부 건물 공사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 50명 가량이 포착됐다.
이 신문은 “김동철이라는 사람이 이들을 데려왔고 김치를 먹으면서 현장 숙소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철은 북한 건설회사 만수대해외프로젝트건축기술 현지 대표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초 나미비아 정부는 지난해 6월 북한 기업의 자국 내 활동을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선 지난해 2월경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만수대가 나미비아 군사시설 건설에 관여한 것을 확인하고 ‘제재 파기’라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이 아직도 현지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니치신문은 나미비아 정부의 북한 기업 활동 중단 이후 현지 국방부 건설 작어빙 중국계 기업인 칭다오 건설에 인수됐고, 기존에 작업하던 북한 근로자들이 그대로 근무하게 한다는 인수조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김동철은 칭다오건설의 임원을 겸하며 제재를 피하기 위해 칭다오건설을 이용하다 추후 이 같은 꼼수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이니치신문은 나미비아에서 북한의 활동이 가능한 것이 양측의 깊은 관계 때문이라고 덧붙여 보도했다.
독일 식민지에서 벗어난 후에도 남아공 백인 정권 하에 있었던 나미비아는 1960년대 이후 자국 독립조직이 북한과 공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오랜 관계를 맺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문제 삼는 지적에 대해 북한과의 오랜 관계를 강조해 왔다.
유엔 전문가들은 올해 3월경,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최소 15개 이상의 현지 지도자 동상이나 기념비 등을 수출 또는 건설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0년 완성한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도 이에 속한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동상의 크기는 미국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크다.
지난해 11월 남아공 싱크탱크 안전보장연구소는 북한과 아프리카 국가와의 무역액이 1998~2006년 사이 연평균 약 1000억원 규모였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에는 오히려 교역이 급증했고 2007~2015년 연평균 2억650만 달러에 달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같은 부분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든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폐기해야 하는데 북한만 비난하는 것이 불공평하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각종 보고서가 지적하는 북한의 국제적 고립 심각도는 현시로가 다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