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봄내 기자]이명박(MB) 전 대통령은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전 대통령은 오늘 나오시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초 이날 오전 10시 삼성동 사무실에서 열기로 했던 참모진 대책회의도 일단 취소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참모진들은) 삼성동 사무실에 오지 않는다"며 "별도로 잡혀 있는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어디서 어떤 내용의 대책회의를 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이날 갑자기 일정을 변경한 것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과 대응방향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언론에 노출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전날에도 삼성동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집사'격인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 내부 대책회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08년 5월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에서 총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독대하고, 자금 상납 사실을 직접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실을 보고받았다는 검찰 수사 내용에 대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참모진과 모처에서 대책회의를 하고, 언론에 공식입장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