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 서종렬 전 세종텔레콤 대표이사가 돌연 사퇴했다. 등기이사에서 그의 이름이 사라지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의 사퇴가 최근 확산일로에 있는 미투 운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여직원 성추행 논란 이력이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서 전 대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던 중 여비서를 성추행 했다는 혐의로 피소됐고, 한 달 후(2012년 7월) 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남은 임기는 1년 3개월이었다.
이듬해인 2013년 5월 법원은 서 전 대표의 강제 추행(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5월을 선고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여비서에게 27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런 이력에도 세종텔레콤은 지난 2016년 3월 주총을 통해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성추행 이력이 있는 인사를 회사의 얼굴로 내세운다는 점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회사 측은 서 전 대표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더 강조했다.
2년이 지난 올해 2월 1일 세종텔레콤은 김형진·서종렬 각자대표체제에서 서 대표가 빠진 김형진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서 전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회사 측은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서 진행된 조직개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무렵 서지현 검사의 권력형 성추행 피해에 따른 사회적 폭로, 이른바 ‘미투’ 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봇물 터지 듯 쏟아져 나왔다. 서 전 대표가 회사의 얼굴 격인 대표이사에서 한 발 물러난 시점과 불과 2~3일 차이였다.
일각에서는 서 전 대표의 사퇴가 미투 운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 기인한다. 일단 사회적 분위기에서 맞물려 한 발 물러났을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하지만 서 전 대표는 결국 지난 3월 22일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단,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영전했다.하지만 세종텔레콤에서 승승장구하던 그의 이름은 이날 이후 등기이사에서 사라졌다.
본지는 세종텔레콤 측에 서 전 대표의 사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요청했다. 관련 기사가 나간 직후 세종텔레콤 홍보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등기이사에서 사퇴하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화는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