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대구은행의 내부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비자금 조성·횡령 등 혐의로 수사를 받는 박인규 대구은행장 겸 DGB금융지주 회장 즉각 사퇴를 노조가 재차 요구하면서 분위기는 증폭되고 있다.
현재 대구지검 특수부는 대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 수십 명의 명단이 담긴 ‘청탁리스트’를 확보해 수사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박 행장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 의혹 사건도 조사하고 있다.
27일 대구은행 노조는 집행위원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행장의 지주 회장직 즉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노조 상임 간부 5명은 이날 박 행장을 찾아가 이런 내용이 담긴 요구서를 직접 전달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박 행장이 지난 23일 주주총회에서 은행장직에서 물러나고 지주 회장직은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지주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30일 예정인 후임 대구은행장 선출 절차를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일정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대신 새 지주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대행체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은행 5명 사외이사에게도 서신을 보내 임추위 일정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는 오는 29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구시 북구 칠성동 제2 본점 1층 로비에서 직원들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박 행장은 현재 은행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에도 사직원을 내지 않고 은행장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데 노조는 은행장 사퇴 카드가 시간끌기용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피의자 신분인 박 행장이 지배구조 개선과 후계구도에 관여할 자격이 없다”며 “박 행장이 임기 중 후임 은행장을 선임하면 측근 인사를 앉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