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이 ‘제5차 에너지 기본계획’ 수정 초안을 공표했다. 그러면서 경제계와 정치계 일각에서는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계획이 사실상 원전 신·증설 추진 의욕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 것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 이후 반(反)원전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와중에도 에너지 관련 중장기 계획에 원전을 ‘중요한 기간 전원’으로 명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반대여론도 만만찮게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16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날 ‘제5차 에너지 기본계획’의 수정안 초안을 공표했으며 에너지 기본계획은 오는 2030년을 목표 시점으로 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을 담은 것으로 3~4년마다 개정된다고 보도했다.
경제산업성은 원전 반대 여론의 반발을 우려해 초안에 직접 원전 신·증설 계획을 명기하지는 않으면서도 ‘안전성·경제성·기동성에서 우수한 원자로의 추구’라는 표현을 써서 신·증설 가능성을 열어놨다. 초안은 재생가능 에너지를 주력 에너지화한다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전체 전력량 중 재생가능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의 목표치는 전과 마찬가지인 22~24%로 유지했다.
경제산업성은 초안에 원자력에 대해 “중요한 베이스 로드(Base load·기간) 전력원”이라고 명기하고 2030년 전력량 중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의 목표치를 이전과 같은 20~22%로 정했다.
일본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런 목표치는 사실상 원전 신·증설을 허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 현 정권 출범 후 새로운 안전 기준을 제시한 뒤 이를 충족하면 재가동을 인정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으로 방향을 바꿨다.
신문은 원전 비중이 20~22%를 유지하려면 원전 30기가 가동해야 하는데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이 8기에 불과하고 재가동 혹은 연장 가동을 하더라도 노후 원전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신·증설 없이는 30기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여당 자민당과 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확정한 다음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기본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의견 수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