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호텔업계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비즈니스호텔 등의 숙박요금 인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숙박시설의 평균 객실단가도 9% 이상 추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일반 주택의 빈방을 여행자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민박영업이 6월부터 정식으로 허용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특히 이미 6만건 이상의 물건이 민박 사이트에 등록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러한 해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2800만명으로 5년간 3.4배로 늘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6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31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세계 최대의 숙박 예약 사이트인 네덜란드 북킹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숙박시설의 평균 객실단가는 전년 대비 9.4% 하락했고 총무성 소매물가통계조사에서도 평일 숙박료가 지난 2년간 7%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1만 엔(약 9만9000원) 전후가 일반적인 비즈니스호텔의 객실 가동률은 거의 만실로 평가되는 80%에 육박하고 있는데 보통은 가동률이 하락해야 가격이 내려가지만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평균단가가 하락하는 양상이다.
도쿄도(東京都)내의 호텔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데이코쿠(帝國)호텔의 경우 고객층은 민박 이용자와는 다르지만 일부 고객이 가격을 내린 중간가격대 호텔로 옮겨가는 바람에 지난해 객실 평균단가는 전년보다 낮아졌다고 한다.
데이코쿠 호텔 구로다 모토오 상무는 “가격 인하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과 맨션개발 사업을 하는 아파그룹의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 대표는 “숙박시설이 증가해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북킹닷컴 일본법인 한 관계자는 “가격을 곧바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가 보급된데다 외국인 관광객의 10% 정도가 민박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숙박시설이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오는 6월 15일부터 민박 관련법인 주택숙박사업법(민박신법)이 시행된다. 연간 영업일수를 180일로 제한하는 등 제약이 많아 물건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지만 개인과 기업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라쿠텐(樂天)의 숙박예약 사이트 ‘라쿠텐트래블’은 가을부터 민박시설 게재를 시작한다. 숙소업소를 검색하면 호텔과 여관 외에 민박도 표시된다. 가격도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지난해 가을 민박사업에 뛰어들었다. 편의점 체인인 패밀리마트는 민박 중개업체인 미국 에어비앤비와 제휴, 빠르면 6월 중 편의점에서 민박집 열쇠를 건네받고 반납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