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어두운 실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아야 하는 삼성의 중심에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자리고 있어서다. 그는 최근들어 스마트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은 11일 삼성전자에 대해 스마트폰 갤럭시S9(이하 S9) 판매 부진을 반영해 2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S9은 공식 출하 당시에는 판매가 양호했으나 실제 판매가 반영된 2분기부터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돌아 기존 1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낮췄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15조7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 2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12조2000억원, 디스플레이(DP) 2000억원, IM 2조4000억원, 소비자가전(CE) 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2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고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다 보니 이 부회장의 해외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미팅과 현지 시장 점검에 더욱 의미를 두는 시각이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3월 말 유럽을 거쳐 캐나다 출장, 지난달에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지난 31일 홍콩과 일본을 다시 방문하는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첫 출장에서 인공지능(AI) 분야, 두 번째 출장은 부품 사업 등에 초점을 맞췄고 이번 출장에선 일본 우시오(Ushio) 전기와 야자키(Yazaki) 등을 찾아 전장사업 위주로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관련 분야 사업도 분주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 설립 등으로 AI 역량 강화를 시작했고 이 부회장이 첫 해외 출장으로 유럽과 캐나다의 AI탐방을 다녀온 후 지난달 22일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을 위한 글로벌 5대 거점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업계 선두를 차지한 여세를 몰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문 내 연구개발(R&D) 조직으로 기존 메모리·시스템LSI·반도체·PKG(패키지)·LED(발광다이오드)·생산기술·소프트웨어·디스플레이 등 8개 연구소에 '파운드리 연구소'를 추가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속성상 이른바 ‘수퍼호황’이 언젠가 꺾일 수밖에 없어 차세대 먹거리를 마련하는게 급선무”라며 “삼성전자가 AI와 파운드리,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바이오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력하는 움직임과 이 부회장의 최근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