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코스피가 모처럼 상승하고 있다. 외국인의 ‘사자’ 전환 덕분이다. 20일 오전 9시 7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20.45포인트(0.87%) 오른 2360.56을 가리켰다. 전날보다 10.13포인트(0.43%) 오른 2,350.24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넓히고 있다.
그러면 증시전문가들은 6월 하순 증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조정을 받는 코스피의 단기 저점이 2300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날 코스피가 235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예상한 코스피 등락범위(밴드)를 밑돌았으며 당초에는 지수가 9∼10월께 저점을 찍을 것으로 봤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조정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수가 2300∼2350 범위일 때 분할 매수를 추천하며 지수는 2450까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으므로 단기 낙폭이 컸던 업종과 종목 위주로 대응하되 포트폴리오 조정은 2450까지 반등한 이후에 고려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투자는 환율 급등과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확대에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은 여전히 작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하더라도 경기개선을 수반하지 않는 금리 인상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채권 매수에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한 주간 원/달러 환율이 34원 급등하고 코스피는 5% 이상 급락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외국인은 6일 동안 국내 주식을 1조7천억원 순매도했으며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11bp(1bp=0.01%p) 급락했으나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는 2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고 소개했다.
그런가 하면 SK증권은 최근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하락이 신용융자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시장으로 순유입되고 있지만 코스닥은 오히려 코스피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건강관리 업종이 큰 폭 하락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이다.
SK증권은 주가가 신용융자를 선행하는 특성이 있으며 최근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하락이 신용융자의 감소로 이어져 추가적인 하락을 가져오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기준으로 2300선을 단기 바닥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6월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해당한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봐도 지수는 2300선을 지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곽 팀장은 “과거에 코스피가 밴드 아래로 내려갔을 때 해당 지점이 저점을 형성한 경우가 많은데 좁은 박스권에서 지수가 움직였던 2012∼2016년의 경우 고점과 저점 간 차이가 300포인트 안팎이었다”면서 “최근 고점이 2600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조정의 저점은 2300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수백bp 높은 신흥국 통화가치가 훨씬 가파르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두 나라 간 금리 차가 통화가치와 자금 유출을 결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리차 이론이 성립되는 선진국과 달리 신흥국은 주식에 대한 모멘텀이 약화될 때 외국인 매도가 촉발되고 이것이 통화가치 하락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역시 금리차보다는 외국인의 주식자금이 환율에 더 영향을 미친다”면서 “구조적인 제조업 둔화에 기인한 고용부진, 대중 수출 감소 가능성,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우려, 근로시간 단축 시행 등을 국내 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인데 금리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채권 매수에 유리한 여건”이라고 조언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건강관리 업종 하락에는 기관 매도세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 18∼19일 이틀 동안 기관의 순매도 자금이 대부분 건강관리 업종에서 발생하면서 이 업종은 약 8%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문제는 건강관리 업종의 신용융자 감소세”라면서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와 신용융자의 상관관계는 0.954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흐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