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만남이 최근 인도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한국에서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당부하면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그동안 현대차, 한화, LG 등 대기업과 만남을 차례로 이어왔지만 삼성과의 만남은 한 차례도 없었고 대기업들을 차례로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삼성그룹은 찾지 않아 ‘삼성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삼성 뇌물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이후 3월 말 유럽과 캐나다, 5월 중국과 일본, 지난달에는 홍콩과 일본을 모두 비공개 일정으로 소화해 이번 만남을 계기로 경영복귀도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조심스런 모습이지만 이번 만남을 위해 사실상 청와대와 사전 교감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와 향후 행보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귀국 후 문 대통령의 당부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가 없었던 만큼 대형 M&A 등 신규 투자도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43조4000억원을 사용했지만 대부분 이 부회장의 구속 전에 결정된 사항으로 그가 지난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에야 조금씩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석방 후 경영위원회를 열고 30조원에 이르는 경기도 평택 반도체공장 제2의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예비 투자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 2월에는 이 부회장이 비공식 일정으로 유럽과 캐나다, 중국, 홍콩 등을 방문하며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T)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AI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확대·강화한다고 밝혔고 최근에는 AI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대니얼 리 미국 펜실베이니 아대 교수를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책을 신설하고 데이비드 은(David Eun) 삼성넥스트 사장을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등 채용규모를 대폭 늘렸는데 이번 문 대통령의 일자리 창출 당부와 맞물려 올해 삼성전자의 채용 확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에 대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혐의 등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풀어야 과제가 아직 산적해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어떠한 긍정적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이번 만남은 그간 단절됐던 관계 회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최근 재계가 전방위 압박으로 어려움이 많은 만큼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