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원전의 상황을 전달할 기회가 적다. 원전사고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투명 파일에는 의미가 있다. 추후 논의를 통해 다시 판매를 재개할지 결정할 것이다.”
일본 도쿄전력이 여론의 융탄폭격에 두 손을 들었다. 지난 2011년 원전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허가 된 사진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었다가 비난 쇄도에 결국 판매중지를 결정한 것이다.
9일 NHK와 교도통신은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원전 1~4호기의 현재 모습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실은 투명 파일을 지난 1일부터 판매했었으나 전날 원전의 사진이 인쇄된 투명 파일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 원전을 방문한 사람들과 폐로 작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원전 부지 안의 편의점에서 3매에 300엔(약 3027원)을 받고 팔았다.
문제는 이 투명 파일의 판매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생했다. SNS를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빗발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트위터에서는 “원전사고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사고를 일으킨 쪽이 나서서 판매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이에 도쿄전력은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한편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지난해 1만2000명이 견학차 방문했으며 하루 50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폐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폐로 절차를 밟고 있지만 폐로 작업이 완료하는 데에는 30~40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 잔해를 어떻게 끄집어낼지, 늘어나는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고가 나면서 대피 명령을 받고 후쿠시마현에 살다 다른 지역으로 피난한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