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기업은 자사 데이터의 외부제공을 꺼리는 예가 많아 유럽과 미국에 비해 데이터 거래가 뒤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 기업은 데이터를 ‘자사에서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다른 회사에 넘기고 싶어하지도 않는’ 경향이 강하다.”
일본에서 첫 민간 ‘데이터거래소’가 오는 10월 1일부터 가동한다. ‘데이터거래소’에서는 기업이 업무용 데이터를 사고파는 것인데 효율성에 대해서는 갑론을박(甲論乙駁)이 한창이다.
‘데이터거래소’에서는 일본 최대의 여행사인 JTB 등 5개사가 여러 나라 언어로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의 위치정보 등을 판매하며 관광업체 등 정보를 구입하는 업체는 전용 사이트를 통해 가격협상을 하거나 결제를 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개별 기업간 거래에 비해 다양한 정보를 안전하게 매매할 수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히는데 데이터에 관해서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닷 컴 등 이른바 미국의 ‘GAFA’가 전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광고와 기술개발에 활용,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조사기업 IDC 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에 데이터를 제공한 기업 등 ‘데이터 서플라이어’수는 일본의 경우 10만5000개사에 그쳐 미국의 30만3000개사, EU의 27만6000개사를 크게 밑돌았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0월에 출범할 데이터거래소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데이터 거래 서비스업체인 ‘에브리센스(EverySense,Inc.) 재팬’이 운영을 맡으며 히타치와 후지쓰 등 59개 민간기업과 단체로 구성된 ‘데이터유통추진협의회’의 사무국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JTB는 다언어 대응이 가능한 의료기관과 외국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현금자동지급기(ATM)의 위치정보 등을 판매하는데 일본 전국의 관광정보를 독자적으로 수집한 ‘관광예보 풀랫폼’의 정보 59만여건을 활용한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외부에 판매해 왔으나 대상을 확대하는데 JTB는 외국인용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개발회사 등의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를 통해 2021년에 1000여개사에 데이터를 팔아 1억엔(약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JTB 이외에 데이터를 파는 4개 업체는 인터넷 관련 기업이며 판매대상 데이터에는 개인정보에 가까운 것도 있다. 65만명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마다 보내오는 정보를 모은 자동차 연비데이터와 100만명 이상의 회원에게서 수집한 직업속성에 따른 가구데이터 등은 모두 본인의 동의를 받아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가공해 판매한다.
에브리센스사는 중립적인 운영자로서 거래 규칙을 정하고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데 데이터를 판매하는 업체로부터 거래액의 10%를 수수료로 받는다. 참가자를 늘려가 2021년 거래 총액을 30억 엔(약 300억원)으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도 개인정보를 맡아 민간기업 등에 제공하는 ‘개인데이터은행’ 구상을 제시, 덴쓰와 시중은행 등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데이터거래소는 이런 사업자들도 거래소로 끌어들여 다양한 데이터를 거래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전자화하면서 세계 디지털 데이터의 총량은 2025년 현재의 5배 이상인 163조 기가바이트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본도 ‘데이터유통추진협의회’가 데이터거래소 운영사업자 인정제도를 시작할 예정으로 에브리센스는 1호 인증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를 통해 그동안 일본의 기업간 데이터 교환이나 거래는 주로 개별 거래나 특정기업의 연대로 이뤄져 왔으며 야후는 2017년부터 닛산, 고베시 등과 데이터를 서로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이업종 제휴를 확대해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