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초저금리 상황이 길어질수록 은행 경영은 악화하고 그런 은행은 수수료 챙기기 쉬운 곳에 부담을 전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완화적 금융정책의 결과가 고객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구도가 계속될 것이다.”
일본에서 일본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금리 0% 이하) 정책이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부담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돼 시선으 모으고 있다.
6일 도쿄신문은 수도 도쿄와 주변 6개 현(광역단체)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16년 1월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도입 이후 대다수 은행이 수입 확보를 위해 수수료 장사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15곳 중 질의에 답변한 13개 은행의 84%에 해당하는 11곳이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가 도입된 뒤 새로운 명목의 수수료를 만들거나 올렸으며 대상 업무는 무려 52건에 달했다.
수수료가 인상된 업무는 은행 간 이체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환전,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잔고증명서 발행 순이었으며 현금을 인출할 때의 권종별 매수를 지정해 추가 수수료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
수수료 인상 폭은 가장 흔한 거래인 계좌 이체 때 건당 54엔(약 540원)을 더 받는가 하면 아파트 대출 실행 수수료로 5만4000엔(약 54만원)을 새로 부과하는 등 은행마다 각양각색이었다.
은행들도 초저금리 상황이 달갑지 않은 볼멘소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따갑기는 하지만 악화하는 수익 구조를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결산기의 전국 지방은행 106곳 가운데 거의 절반에 이르는 52곳은 2년 연속 본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도쿄신문은 보도를 통해 초저금리로 은행들의 전통 수입원인 예대 마진이 대폭 축소되고 인구 감소 추세로 대출마저 늘지 않아 은행으로서는 새 수입원 발굴이 절실해지자 손쉬운 수수료 인상 쪽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수료 인상은 은행 이용 고객들에게 중요한 문제임에도 관련 정보 공개가 엉성하게 이뤄지는 것도 비판 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수수료를 올린 사례도 있었고 은행 이용객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형태로 초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