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이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체계를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배치 후보지에 있는 대학 측이 졸업식에서 이와 관련한 언급을 사전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키타(秋田)공립미술대학 측은 지난달 21일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졸업생 대표가 요격미사일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배치 문제를 포함한 연설 원고를 보내자 해당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당초 졸업생 대표의 연설 원고에는 "상설 요격미사일 기지의 배치계획이 부상하는 등 재학 중에 지역주민과 대학 관계자에게도 중요한 문제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이러한 문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졸업생 대표는 원고에서 배치 계획에 대한 찬반을 거론하지는 않지만, 대학 관계자는 전화를 걸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졸업생 대표는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
대학 측은 "삭제해 달라고는 말하지 않았고 본인이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졸업생 대표에게는 "삭제를 요구한 것처럼 들렸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번 일이 언론의 관심을 받은 이유는 대학이 소재한 아키타 지역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이지스 어쇼어 배치 후보지이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은 배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호세이(法政)대학의 야마구치 지로(山口二郞) 교수는 "졸업식에서 특정의 정치적 주장을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찬반양론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지역의 장래를 함께 생각하자는 발언까지 막는 것은 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이지스 어쇼어 2기를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