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일본 방산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의 전면 재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위기감을 느낀 일본 업체들은 외국 군수업계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변화에 나선 업체들은 주요 업체들이 참여하는 전투기 개발에 특화한 새 회사를 설립해 공동수주하는 방식의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투기 등의 주요 무기를 ‘프라임 기업’으로 불리는 해당 분야 대표기업이 단독 수주한 후 각사에 나눠 하청을 주던 방식이 사라질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1월 일본의 전투기 개발을 담당하는 11개 유력 방산업체 담당자들이 도쿄에 있는 영국대사관에 모였으며 유럽 유수의 4개 군수업체 간부도 참석한 이날 모임의 명목은 일본과 영국 양국 정부가 주선한 ‘상견례’였지만 사실은 일본에 전투기를 판매하기 위한 유럽기업의 홍보행사였다고 보도했다.

아시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영국 유수의 군수업체인 BAE시스템스의 앤디 레이섬 부사장은 일본과 기술개발을 추진해 양국의 차세대 전투기에 적용하겠다며 공동개발을 제안했는데 영국 측은 일본 정부가 2030년에 도입할 차세대 전투기개발 참여를 노리고 있다.

미국도 적극적인데 세계 최대의 군수업체인 미국 록히드 마틴과 2위인 보잉사도 지난해 일본 방위성에 각각 차세대 전투기 개발계획을 제시했으며 주요 내용은 미군의 주력전투기를 개량한 신형 전투기 개발 등이다.

일본 방산업계는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가 차세대전투기 개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 업체가 이런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무기 성능이 고도화하면서 일본 국내업체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사히신문은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도 업계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각의에서 결정된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는 국내 방위산업의 ‘재편과 통합’ 필요성이 처음으로 명기됐고 정부는 개편과 통합을 거듭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과 유럽의 유력 군수업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