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권찬숙 기자]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필요하다면 더 큰 통화 자극을 줄 수 있다며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을 펼칠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한 모멘텀이 사라진다면 당연히 일본은행은 정책을 변경함으로써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건전성을 강조하며 "당장 행동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구로다 총리는 현재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후쿠오카를 방문 중이다. 또 그는 일본은행이 대대적 정책 변경에 나설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구로다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일본은행이 장기간 마이너스 금리와 자산 매입을 유지하면서 금융시장과 시중은행에 부담이 가중됐고, 이로 인해 공격적인 완화정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나왔다.
이날 발표된 일본의 1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전분기 대비 연율 2.2%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일본은행 목표인 2% 절반을 하회하고 있다.
그러면서 구로다 총재는 현재 마이너스(-)0.1%인 기준금리 추가 인하, 현행 0% 수준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 하향 조정, 본원통화 확대, 자산 매입 확대 등 4가지 정책 옵션을 언급했다. 그는 "정책에 추가 조치가 있다면 그 부작용을 줄일 방법을 강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일본 경제는 저성장·저물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일본은행이 통화 완화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로다 총재 발언 후 오후 2시경 일본 엔화는 전 거래일보다 0.4% 이상 낮은 달러당 108.67엔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추가 완화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우가이 히로시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9월과 12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렇게 되면 일본은행은 엔화 강세와 일본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압박 리스크를 피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은행이 9월 국채 10년물 금리 목표치를 내리거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달 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완전히 결렬돼 주가가 급락하면 일본은행이 내달 EFT 매입을 연 6조엔(약 65조5000억원)에서 8조엔(87조3000억원)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