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대해 증권사들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26일 KB증권은 중국의 보복 관세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당분간 커질 수 있으나 극단적으로 갈등이 고조할 가능성은 작다는 진단을 내놨다.
KB증권은 미국의 경우 중국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율을 크게 높이지 못했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감세 패키지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의 하단 지지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이번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국면에서 주목할 부분은 중국이 선제공격을 가했다는 점이라면서 중국은 10월 1일 중국 창립 70주년 기념일까지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내년 미국 대선까지 협상조차 하지 않는 ‘노 딜’(No deal) 상태가 유지되고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정부의 미국에 대한 강경 기조는 홍콩 시위의 무력 진압 가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9월 중에도 홍콩 시위가 이어지면 중국 정부가 무력 진압에 나설 여지가 크고 이 경우 아시아 전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공산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감세안은 의회를 통과해야 하며 미중 무역협상 강도 조절이 거의 유일한 부양책”이라며 “의회민주주의 국가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권한이 무리하게 사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9월 미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통화정책 기대도 살아있다”면서 “매파 인사들의 기준금리 동결 필요성 발언 이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기대가 낮아져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중국의 대미 추가 관세 부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팜벨트(미 중서부 농업지대)와 러스트벨트(미국 내 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역시 당분간 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종전 상한선이던 25%를 넘어 50%까지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도 당초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당초 대신증권에서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등락 범위 하단인 1850선의 지지력도 장담할 수 없고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지수 최저점(Rock Bottom)에 대한 막연한 신뢰보다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의 강경한 의지를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양국의 협상이 ‘노 딜’ 상태를 유지할 공산이 높아졌다”며 “이 경우 미국 경제가 내년 초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 증가를 자랑하지만 관세 수입 증가분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어 연말 소비 시즌부터 소비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홍콩 시위 개입 의지를 밝히는 등 홍콩 시위 문제를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