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가 안전 강화에 나섰다. 에어비앤비 인기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에서 터져 나오는 갈등 해소를 위해서다. 하지만 시장은 에어비앤비의 뒤늦은 숙제 해결 움직임에 곱지만은 않은 시선이다. 내년 상장을 앞둔 만큼 기업공개 악영향을 피하기 위한 행보 아니냔 시선이 나온다.
에어비앤비가 호스트와 게스트 커뮤니티의 안전을 지원하기 위한 기능과 정책을 발표했다. 에어비앤비는 입실 이후 24시간 내에 이유가 있다면 재예약이나 전액환불을 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게스트 환불 정책’을 업데이트했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는 1억5000만 달러 추가예산을 투자키로 했다. 특히 올 겨울 성수기를 맞아 전 세계 9000명 이상으로 구성된 24시간 대응팀도 마련했다.
에어비앤비는 “이용자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이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며 이용자들을 안전하게 하는 일은 에어비앤비 비즈니스 근간”이라며 “현재 700만개 이상 집과 숙소가 등록된 플랫폼으로 성장한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강력한 환불정책으로 잇단 논란 진화 나선다
개선된 게스트 환불 정책은 15일(미국 현지시각)부터 시작됐다. 만약 게스트가 에어비앤비의 정확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숙소에 입실할 경우 에어비앤비는 기존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숙소를 이용하도록 재예약을 돕거나 100% 환불할 계획이다.
환불 정책은 게스트가 입실 후 24시간 내에 적절한 이슈를 제기했을 경우 적용된다. 에어비앤비의 적절한 이슈에는 ▲여행 중 호스트 응답이 없거나, 호스트가 예약을 취소하거나, 입실 시 생긴 이슈를 호스트가 해결할 수 없을 경우 ▲게스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능이 예약화면에서 설명됐지만, 실제 결함이 있거나 이용이 불가능한 경우 ▲숙소 주요 편의시설이 빠져 숙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 등을 해당된다.
또 에어비앤비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버진 제도를 시작으로 자동시스템에서 확인된 리스크 있는 예약을 모두 수동으로 검토하는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숙박기간과 숙소 특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확인하고, 리스크를 점수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에어비앤비는 이를 통해 고객의 숙박 전, 문제 발생 가능한 예약이나 공인되지 않은 파티에 미리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정책은 2020년 순차적으로 전세계로 확대될 방침이다.
아울러 에어비앤비는 이웃 불편사항을 접수받고 해결하는 창구도 개설했다. 이웃 지원페이지에서 소음이나 허가 받지 않은 주차 문제, 공인 받지 않은 파티 등에 대한 민원사항을 접수한다.
에어비앤비는 이 채널을 통해 민원사항을 검토, 정책 위반사항을 점검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에어비앤비의 조치 사항에는 경고, 플랫폼 이용 일시 중단, 플랫폼 삭제 등이 포함됐다.
◆미승인 파티 속 총격 살인·주택 가격 인상 등 ‘에어비앤비 효과’ 속출
에어비앤비가 강력한 정책 재점검에 나선 것은 전 세계에서 숙박 공유를 둘러싼 갈등, 일명 ‘에어비앤비 효과’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임대한 한 주택에서 ‘미승인 핼러윈 파티’을 진행하던 중 총격사건이 발생, 10대와 20대 청년 5명이 숨졌다.
고객은 산불로 인한 연기를 피하려 주택을 예약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핼러윈 파티를 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에버비앤비는 향후 ‘파티 하우스’를 금지할 것이란 방침을 내놨지만 앞서 미국에서는 여러건의 ‘미승인 파티’ 중 총격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뒤늦은 대응책 마련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에어비앤비로 인해 실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 부족해지는 진풍경이 일고 있다. 에어비앤비 숙박 영업을 주택들이 늘면서 연중 내내 영업용으로만 돌리는 집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치솟아 외곽으로 밀려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에어비앤비의 대응책 발표가 내년 상장을 위한 행보 아니냔 목소리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9월 2020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상장 날짜와 세부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업 가치는 310억 달러(약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세계 각지에서 속출되는 에어비앤비와의 갈등으로 각국 정부들은 숙박공유서비스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캐나다 밴쿠버 등은 단기 숙박 공유를 제한하는 규제를 승인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는 서비스하는 국가에서 규제를 강화하면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 자연스레 내년 상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피해사고 발생 등 에어비앤비를 둘러싼 부작용이 계속 늘고 있다”며 “위워크와 같은 공유기업이 상장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에어비앤비 역시 다양한 불안 요소 해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