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김승훈 기자]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우버가 공동창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와 관계 정리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 새 우버를 둘러싼 불미스런 이슈의 주인공이란 점에서 우버 향후 행보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관심사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 전 CEO는 지난 7주간 자신이 보유한 지분 90% 이상을 25억 달러(한화 약 2조9025억원)에 매각했다.
칼라닉 전 CEO는 지난 11월 초부터 12월 18일까지 날마다 주식을 팔아 치웠다. 그는 우버가 지난 5월 상장 이후 6개월간 주어지는 주식매각 금지(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부터 기다렸다는 듯 지분율을 낮추기 시작했다.
◆25억 달러 향방…우버 경영진과의 불화·신사업 투자 가능성↑
칼라닉 전 CEO는 개릿 캠프(Garrett Camp)와 함께 우버를 설립했다.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칭하는 세계 최대 ‘유니콘’ 기업으로 우버를 키웠지만 지난 2017년 불명예스럽게 CEO 자리를 내줘야 했다. 직원들의 성차별과 성추문이 폭로된데 이어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칼라닉이 우버 지분을 대량 매각한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퇴출한 현 우버 경영진 및 투자자들과의 관계악화와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때문이란 시선이다.
실제 우버는 칼라닉 퇴임 직후 온라인 여행업체 익스피디아 CEO였던 다라 코스로우샤히가 신임 CEO로 영입하면서 칼라닉과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우버의 올해 상장 기념식 행사에서도 칼라닉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칼라닉은 시티스토리지시스템스(CCS)를 인수한 뒤 첫 번째 사업으로 올해 초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중심으로 공유주방 서비스 ‘클라우드키친’을 운영하고 있다.
클라우드키친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4억 달러(한화 약 4650억원) 투자를 받았고 한국에서도 토종 공유주방 스타트업 ‘심플키친’ 인수와 함께 2호점을 열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칼라닉의 남은 우버 지분 10%, 완전한 결별 수순 밟을까?
일각에서는 칼라닉이 우버의 미래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매각에 나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실제 우버는 적자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버는 지난 2분기 순손실액 52억 달러(한화 약 6조42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많은 12억 달러(한화 약 1조3944억원)의 적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전세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우버는 각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반면 올해 글로벌 증시 기대주였던 우버의 주가는 상장 이후 현재 30% 이상 주가가 하락하고 말았다.
이제 칼락닉에게 남은 우버 지분은 약 10% 미만이다. 향후 칼라닉이 우버와 완전한 결별 수순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