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 스토리

[현장+]환경지구화학 분야 선구자 전효택 교수를 만나다!

전효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밀착인터뷰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과 금속광물자원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자원공학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및 해외자원 개발 중요성 더욱 부각”

[KJtimes TV=김상영 기자]전효택(73)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 환경지구화학 분야가 뿌리내리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KJtimes>는 서울대학교 내 교수종합연구동에서 전효택 명예교수를 만났다.


전 명예교수는 젊은 교수 시절 주로 자원지질과 지질공학, 지구화학탐사 분야를 연구했고 1990년도부터 지구화학탐사뿐만 아니라 환경지구화학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에너지자원공학 권위자인 그는 “(에너지자원공학과는) 지하자원의 조사와 탐사로부터 자원환경공학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복합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과 금속광물 자원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자원공학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및 해외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촌을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각종 자연재해를 계기로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전 명예교수를 만나 지구환경과 자원 분야에 대한 고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전효택 명예교수와 일문일답>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상황이 예측 불가능하게 됐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근황이 궁금하다.


코로나는 누구나 처음 겪는 사태일 것이다. 이번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각자가 지켜야 할 수칙들을 잘 지켜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으며 저녁모임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생긴 시간적 여유를 독서와 글쓰기에 쏟고 있다. 덕분에 책을 많이 볼 수 있게 됐다. 어떤 상황이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독서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명예교수이신데 에너지자원공학은 어떤 분야인가.


지구자원은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 등의 화석에너지자원과 철 구리 우라늄 활석 등의 광물자원으로 크게 분류된다. ‘에너지자원공학과는 지구자원의 조사와 탐사, 자원개발, 자원처리, 자원경제 및 정책 연구 및 자원개발로 인한 오염 환경 복원을 다루는 분야다. , 지하자원의 조사와 탐사로부터 자원환경공학까지 전 과정을 다루는 복합 분야다.


최근에는 지열, 바이오 및 폐기물 에너지, 고체연료인 가스 하이드레이트’(hydrate) 등 신·재생에너지 영역까지 포함하고 있다. 지구자원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 산업과 경제발전에 필수 요소여서 전 세계가 자원전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필요한 에너지자원과 금속광물자원을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자원공학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및 해외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교수님께서는 응용지구화학 분야인 환경지구화학 및 지구화학탐사와 응용지질분야인 자원지질 및 지질공학을 핵심 역량으로 연구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원 석박사과정과 박사후(Post-Doc) 연구생활, 그리고 젊은 교수 시절에는 주로 자원지질과 지질공학, 지구화학탐사 분야를 연구했다. ‘자원지질 분야에서는 광물의 집합체인 광상의 형성 환경과 지질탐사를, ‘지질공학에서는 부지조사와 경량골재 연구를, 응용지구화학 분야에서는 금속광물의 지구화학탐사 분야를 연구했다.


1980년대 초부터 응용지구화학 분야는 기존의 지구화학탐사 분야 이외에 환경지구화학 분야가 새로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본인의 연구 분야도 1990년도부터 지구화학탐사뿐만 아니라 환경지구화학 분야의 교육과 연구에도 집중하게 됐다.


지구화학탐사분야는 광물자원을 탐사하기 위해 암석이나 토양, 하상 퇴적물, 식물, 가스 등의 지구 물질을 이용하는 분야다. ‘환경지구화학분야에서는 금속광물이나 석탄자원 개발로 인해 야기되는 중금속 오염이나 산성광산 배수에 대해 오염 수준과 오염 범위를 평가하고 오염 환경을 복원하는 분야다.”


-한국자원공학회에서 서암상,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에서는 김옥준상을 수상하셨는데.


한국자원공학회와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 두 학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두 학회에서 모두 이사, 편집위원장 및 학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봉사했고 두 학회지뿐만 아니라 국제학술회의와 국제학술지에도 전공분야의 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러한 학회 봉사 활동과 연구 활동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응용지구화학(지구화학탐사와 환경지구화학) 분야의 교육과 연구 활동을 인정받아 두 학회의 명예로운 최고상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2014년에는 국제응용지구화학회의 석학회원으로 선임됐는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해 명예롭게 생각한다.”


-교수님께서는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환경지구화학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다. 이제는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으면 자원개발은 할 수 없다.


“30대 중반에 런던 임페리얼칼리지(Imperial College)의 응용지구화학연구그룹에서 객원연구원 신분으로 박사후(Post-Doc.) 연구생활을 경험했다. 그 연구그룹은 당시의 세계적인 응용지구화학 연구자와 교수들을 배출한 유명한 연구그룹이었다.


그 그룹에 유학한 목적은 금속광물의 지구화학탐사를 위한 암석 중의 미량원소들의 분산을 연구함이 목적이었다. 여기에서 연구에 매진하는 동안 1954년에 설립한 이 연구그룹 웹(Webb)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는 ‘1980년대의 응용지구화학이라는 심포지엄이 19834월 개최된 바 있다.


이 학술회의에서 응용지구화학 분야는 지구화학탐사뿐만 아니라 환경지구화학에까지 그 분야를 확장하고 있음을 새로이 알게 됐다. 또한 체류 기간 중 그룹의 책임교수이고 세계적인 환경지구화학 연구자인 쏜튼(Thornton)’ 교수의 강의와 연구 내용을 섭렵하며 교육과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의 교과과정에 지구화학탐사는 있었으나 환경지구화학이라는 용어도 생소할 때였다. 기억에 1980년대 후반에 서울대 자원공학과의 4학년 교과과정에 처음으로 환경지구화학 교과목을 개설해 교육을 시작했다. 1990년대 초부터 본인 연구실에서 환경지구화학 분야의 첫 연구 주제는 폐광된 금속광산 주변에서의 토양, 퇴적물, 식물 중의 중금속 오염 연구와 석탄광산 주변의 산성광산 배수 연구였다.


그 이후로 교수 정년까지 20여 년간 연구실에서 환경지구화학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고 석사 박사 졸업생들이 배출됐으며 국내학술지 뿐만 아니라 국제학술회의와 SCI(Science Citation Index) 국제학술지에 연구 논문이 계속 발표되며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전됐다고 생각한다. SCI는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가 과학기술분야 학술지 중 엄격한 선정 기준에 의하여 선별한 저명 학술지를 말하며 해당 학술지에 수록된 논문을 일컫는다.”


-지난 2018년에 발간한 평생의 인연암석 광물 기행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자신의 전공 분야 일부를 다루고 있는데.


“‘평생의 인연에 암석·광물 기행 에세이 11(암석기행 9, 보석광물 기행 2)이 들어 있다. 이 글은 여행작가1년 반(9) 연재를 했는데 암석을 테마로 쓴 에세이는 문예지에서 처음이라고 들었다.


유럽이나 소아시아에 가보면 유적지를 구성한 재료가 대부분 암석이다. 유적지 석재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암석이 무엇이고 그에 대한 일반적인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하여 여행하는 동안 유적지 구축물이나 작품의 형태만 볼 것이 아니라 그에 사용된 석재 재료에도 관심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는 사암(砂岩, sandstone)으로 구축된 대사원이고 그 주변은 온통 숲과 평지로 이어진 지형인데 이 많은 사암 석재 재료를 그 설립 당시에 어디에서 운반하여 왔을까가 관심이다. 사암은 지름이 0.063~2mm인 모래 크기의 입자들이 쌓여 고화된 암석이다.


사암 석재의 자성을 측정하여 동일한 자성 크기를 가진 사암을 40km 이상 떨어진 사암 석산에서 발견하여 그 출처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보석광물도 독자들의 관심이 많은데 광물학적인 설명을 곁들이며 그와 관련된 역사나 에피소드를 연결시켜 기행 산문을 소개한다.


여기에서 한 곳을 더 소개드리고 싶다. 터키에는 화산재가 퇴적되어 굳어진 응회암(凝灰岩)이 있다. 터키의 카파도키아에는 석굴 유적과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암반에 굴을 파고 지은 데린쿠유’(Derinkuyu)라는 지하도시가 있다. 굴의 모양이 마치 개미굴처럼 뚫려있다. 이 시기에 화약 발파나 다이아몬드 굴착기로 굴착하였을 리는 없다.


암석에 굴착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 암석이 응회암으로서 겉으로는 단단해 보여도 곡괭이나 쇠못 등으로 굴착이나 절단이 가능했기 때문이며 굴을 파도 붕괴되지 않고 점착성이 강한 이 암석의 특성을 이용해서 그와 같은 훌륭한 구조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화강암 분포지대였다면 그 시기에는 당연히 굴착은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 양식에 많이 도입된 석재는 화강암으로 알고 있다.


암석의 종류가 많지만 화강암(花崗岩)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예술의 전당은 화강암 석재로 지어졌다. 듣기로는 예술의 전당 건설 계획을 하며 처음에는 대리석을 석재로 하기로 했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산출되는 대리석 석재가 없으니 전량 수입을 해야 하는 점이었으며 아마도 그 예산은 막대했을 것이다. 누가 조언했는지 다행히 국내에서 생산되는 화강암으로 짓게 됐다고 한다. 그로 인해 예산이 절감됐을 뿐만 아니라 국내 화강암 석재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고 전당을 완성하고 나서도 괜찮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


우리나라에는 화강암으로 지은 유적과 건물들이 많다. 고궁이나 남대문, 동대문 등에도 석재로 사용됐고 사찰의 탑이나 석불 등에도 화강암이 사용되고 있다. 국회의사당도 화강암으로 지어졌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30%가 화강암으로 구성돼 있다. 암석에 대해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내용이 많을 것이다.”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유래 없는 환경 파괴와 대책 없는 화석연료의 폭증에 일명 기후 위기를 촉발시켰다는 견해가 많다.


환경 문제는 현재 인류의 최대 숙제일 것이다. (나는) 기후변화 환경전문가는 아니어서 일반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을 것 같다.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매연이나 이산화타소 배출량을 줄이는가에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가용을 선호하지 않는다. 이동할 때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한다.


자가용은 버스와 전철과 걷기 즉, BMW(Bus+Metro+Walking)이며 이를 주위에 주창한다. 환경오염도 줄이고 건강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서울 시내에는 자동차가 너무 많다. 일본 도쿄와 영국 런던에서의 경험을 돌아보면 도쿄만 보더라도 시민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외에는 교통체증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런던 시내에서는 버스나 영업택시와 장애인 차량이 아니면 진입을 못하게 통제하여 그 좁은 과거의 도로에서도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서울 시내도 이렇게 차량 통과 제한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며 자가용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교수로 재직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지하철 서울대입구역에서 택시를 타고 학교에 오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이라면 좀 더 일찍 부지런하게 대중교통이나 학교 셔틀버스를 이용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환경운동은 스스로 작은 일부터 실천해 나감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수님께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봉사를 강조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난 수년간 서울대 명예교수협의회 회보 편집위원과 편집위원장으로 봉사했다. 또한 우리 명예교수협의회의 강의 재능기부 봉사에 참여하며 공공기관이나 중·고등학교에서 요청이 오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이 재능기부강의는 원칙적으로 무료 봉사인데 그 보람이 크다.


20년 전부터 예술의 전당 후원회원이다. 후원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전당의 시설 개선이나 악기 구입, 공연 지원에 이용된다. 교수 재직 시절부터 내 능력과 수준에서 매년 열심히 기부금으로 봉사해 온 편이다. 수필가로 등단 이후에는 수개 수필문예지나 동인지의 이사로서 또는 편집인으로서 분담금을 기부하며 무료로 봉사하고 있다.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란 교양이 있고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덕담을 즐겨 한다. 주변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방법은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실제 몸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일이며 또 하나는 능력 수준에서 성의껏 물질적으로 기부하고 도와주는 일이다.


두 가지를 다한다면 금상첨화이고, 적어도 한 가지라도 성실히 할 수 있다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본다. 오로지 입으로만 말로만 떠들어대는 배려나 봉사는 진실성이 없다고 보는 편이다.”









[스페셜 인터뷰]‘소통 전도사’ 안만호 “공감하고 소통하라”
[KJtimes=견재수 기자]“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사회변화는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자라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공감과 소통의) 의미가 사라지고 충동만 남게 됐다.” 한국청소년퍼실리테이터협회(KFA: Korea Facilitators Association)를 이끌고 있는 안만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사회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또 이제 공감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소통 전문가로 통하는 안 대표는 “자신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스마트폰이나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 사회성은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지식의 산물이 되어 버렸다”며 “요즘 인간의 탈사회화가 진행되는 것에 비례해 인간성의 급격한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는 사회적 거리를 두더라도 우리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개체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이자 연대라는 점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