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스파르타쿠스'라 그래서 단단히 각오하고 촬영에 임했어요."
지난 10일 첫회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3%, 분당 최고 시청률 3.5%(이상 케이블 유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한 OCN의 액션 사극' 야차'는 방송 전부터 일찌감치 한국판 '스파르타쿠스'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옮겼을 뿐 '야차' 역시 '스파르타쿠스'처럼 야수 같은 남자 주인공과 검투사가 등장한다. 여기에 19세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데다 기생의 노출신이 등장하며 성인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 드라마의 중심에 있는 여자 주인공은 바로 '천생연분'(MBC)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모았던 전혜빈(27)이다.
전혜빈이 연기하는 정연은 두 남자 주인공 백록(조동혁)과 백결(서도영)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이들에게 복수의 칼을 겨누는 팜므파탈이다. 발랄한 모습의 소녀의 이미지였던 전혜빈이 팜므파탈의 매혹을 가진 여성으로 변신한 것이다.
전혜빈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 드라마의 대본을 읽고 노출 장면이 많아보여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도가 많은 드라마인 까닭에 용기를 냈다"고 입을 열었다.
노출신에 대해서는 "데뷔한 지 8년이 됐지만 노출 장면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뒤태가 야한 장면이 나오기도 해 긴장도 됐지만 노출보다는 정연의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정연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과거와 팜므파탈의 지금 모습이 전혀 달라야 했거든요. 지금의 모습이 부각되려면 과거의 모습이 잘 표현돼야 했으니 최대한 그때그때 정연의 상황에 몰입하려고 노력했어요."
19살이던 2002년 그룹 LUV 소속의 가수로 연예계에 입문한 전혜빈은 연예인 짝짓기 예능 프로그램인 '천생연분'을 통해 큰 인기를 모았다. 또래의 통통튀는 밝은 이미지에 '좀 놀아보이는 듯한' 현란한 춤솜씨가 주목을 받았고 MC 강호동은 그에게 '24시간 내내 (춤추며) 돈다'는 뜻의 '이사도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전혜빈은 당시에 대해 "관심받으려는 아이가 못된 짓 한 느낌"이라며 "한때는 '이사도나'라는 별명이 싫기도 했지만 지금은 추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는 꿈은 굉장히 컸었지만 그렇다고 명확한 꿈이 있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붕붕 떠 있었던 느낌이라고 할까요? 밝고 명랑한 모습은 좋았지만 산만할 정도로 떠들썩한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방송에서도 자꾸 자극적인 말을 했어야 했고요. 꼭 관심받으려는 아이가 못된 짓을 하는 것처럼요."
이후 배우로 새로운 꿈을 정한 전혜빈은 '온리유' '왕과 나' '신의 저울' '드라마 스페셜' 등의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의 경력을 차분히 쌓아왔지만 그 사이 2년 정도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고민하던 차에 이것저것 힘든 일이 닥쳤어요. 전에 있던 소속사에서 독립한 뒤 사람들에게 치여보기도 하고, 한 때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었죠. 통장 잔고가 '0원'이던 때도 있었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연기 외에는 하고 싶은 일도, 잘 할 수 있는 일도 없더군요. 그때 아픔을 겪었던 것이 지금 연기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야차'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재개를 선언한 전혜빈에게는 차기작으로 화제작 '포세이돈'이 기다리고 있다. 에릭, 김강우, 유노윤호, 김옥빈 등과 함께 출연하는 이 드라마는 해양경찰청의 활약을 그린다.
전혜빈은 발랄한 응급구조사 역으로 출연한다. '야차'에서 성숙한 여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면 '포세이돈'을 통해 과거의 발랄한 이미지로 다시 돌아오는 셈이다.
그는 "한 때는 가벼운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위해 억지로 악역을 맡아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도회적인 캐릭터를 피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다시 밝은 모습을 보여 드릴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오래간만에 연기하는 밝은 캐릭터이니만큼 재미있게, 잘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