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정소영 기자] 10대 그룹 사내 유보금이 최근 5년 새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곳간을 가득 채우기만 했고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지적이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삼성이었으며, 현대차와 SK, LG가 뒤를 이었다. 이들 4대 기업은 10대 그룹 전체 유보율의 약 80%를 차지했다.
16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말을 기준, 10대 그룹 81개 상장사의 유보율을 조사한 결과 51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09년의 271조원에 비해 90.3%나 급증한 것으로 유보율도 986.9%에서 1733.9%로 747%포인트나 높아졌다.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당기 이익금 가운데 세금과 배당 등 지출을 제외한 사내 축적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산한 금액이다. 또 이를 자본금으로 나눈 것이 사내유보율이다.
10대 그룹 중에는 재계 1위 삼성이 사내유보금 보유·증가액이 가장 높았다. 올 1분기 말까지 삼성은 182조 4000억원의 사내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지난 2009년 86조 9000억원보다 95조4000억원(109.8%)이 증가했다.
삼성의 유보금은 삼성전자 유보금이 그룹 전체 증가액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70조 9000억원에서 158조 4000억원으로 무려 87조 5000억원(123.4%)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은 41조 2000억원에서 113조 9000억원으로 72조 6000억원(176%)으로 늘어나 2위를 기록했다. SK와 LG도 각각 24조 1000억원(70%)과 17조원(52%)이 늘어 뒤를 이었다.
이들 4대 그룹은 10대 그룹 전체 사내유보금 중 78.3%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35.4%가 삼성의 몫이었다.
포스코[005490]는 11조원(33%), 롯데도 10조 3000억원(63%) 등 10조원 이상 유보금을 늘리며 5, 6위에 올랐다. 이어 현대중공업[009540]8조 2000억원(74%), GS[078930] 4조9000억원(72%), 한화[000880](3조4000억원(90%) 순이었다.
한진[002320]은 2조 2000억원(-52%)의 사내유보금을 기록하며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사내유보금이 줄어들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87조원 이상 사내유보금을 늘리며 1위에 올랐고 현대차[005380](33조 4000억원·164%), 기아차[000270](15조원·426%), 현대모비스[012330](13조 7000억원·189%)가 뒤를 이었다.
10대 그룹 81개 상장사 전체 기업 가운데 67곳의 사내유보금이 늘어났으며 14개사는 줄어들었다. 또 1조원 이상 증가한 곳은 26개사였고 1000억원 이상 늘어난 곳은 57개사로 집계됐다
한편 유보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5162%의 비율을 보인 롯데로 2009년에 비해 863%포인트나 높아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보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배당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평가받지만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보금에는 현금 외에 투자로 인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혐금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