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철강회사 ‘신일본제철’이 도요타자동차에 대한 강판 가격 인하 결정으로 철강 가격 인하 여파가 다른 국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이 내수시장을 우선 지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협상 막판에 도요타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도요타자동차에 공급하는 2011회계연도 하반기(2011년 10월~2012년 3월) 자동차 강판 가격은 상반기에 비해 톤당 5000엔이 인하된 수준으로 이전보다 4%가량 낮아졌다.
처음에는 가격 인하에 부정적이던 신일본제철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엔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경쟁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도요타의 수익성 악화를 우선 고려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에 불거진 신일본제철과 도요타의 협상 줄다리기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었다. 두 기업의 협상 결과에 따라 철강업계와 자동차업계 전반에 걸쳐 철강 부품에 대한 공급가 조정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일단 인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힘으로서 도요타에 강판을 수출하는 포스코도 가격인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는 2009년부터 해외철강업체 처음으로 일본 도요타 자동차에 연간 3~5만톤 가량의 강판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를 비록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강판값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선박 건조용 강재에 대한 조선사들의 가격인하 요청으로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5개 조선사 실무진과 철강업체 간의 협상 테이블도 이미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작년에 불어 닥친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인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우려를 보이며 원료값 상승에 대한 견제가 올해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원자재 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자동차, 조선업체들과 중국이나 일본의 덤핑 공세로 어려운 시장 여건에 놓여있는 철강업체 간의 이견 조율이 얼마만큼 상처 없이 마무리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kjtimes=한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