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맥도날드가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의 날짜를 조작한 이른바 ‘스티커갈이’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일부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들에게 ‘핸드폰 사용금지’, ‘청바지 주머니 사용금지’, ‘라이더의 제품조리공간 출입금지’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맥도날드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26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맥도날드는 알바를 잡지 말고 식품위생을 잡아라’는 제목으로 인권침해 진정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은 문제점들을 제기했다.
대책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맥도날드 전국 400여 개 매장 곳곳에서 ‘스티커갈이’는 계속되고 있고 유효기간 타이머 미준수 등의 제보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맥도날드는 사태의 엄중성을 망각하고 알바 한명에 대한 중징계 철회로 책임을 떠넘기고 사과하는 척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실상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맥도날드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이어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도 이번 ‘스티커갈이’ 이후로 더 심해지고 있다”며 “맥도날드는 공익신고자의 제보 이후 현재까지 일부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자들에 대해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거나 크루 유효기간 업무배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치는 한국맥도날드 내의 같은 노동자들 중 일부 노동자들에 대해 ‘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제가목에 해당하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국가인권위에 이 같은 내용의 인권침해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스티커갈이’를 제보한 알바에 대한 징계를 하루 빨리 철회할 수 있도록 맥도날드 불매운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의당 송치용 부대표는 “잘못을 해놓고 알바노동자에 책임을 씌워 넘기고서는 아직도 그 징계를 풀지 않고 있는 맥도날드의 행태를 심각하게 규탄한다”면서 “거기에 더해서 맥도날드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유린하고 있는 사태를 국가인권위에 진정하기 위해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자회견에) 참여하신 단체 중에 정치하는 엄마들께서도 오셨는데 지난해 유치원에서도 햄버거병에 걸려서 아이들이 평생 불구가 될 수 있는 그런 사고가 일어났다”며 “식품위생 안전이 단순한 잘못이 아니고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예전에도 맥도날드는 햄버거병으로 사고를 일으켰고 이 때 유통기한이 아닌 유효기간 관리를 하겠다고 해놓고는 유효기간 ‘스티커갈이’를 하고 있었다”며 “그렇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가 매장 안에 있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양심 있는 노동자들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유통기한 위반은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유효기간 위반(스티커 갈이)은 맥도날드 자체기준을 어긴 것으로 법적 책임을 피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에 맥도날드가 유통기한을 넘긴 식자재로 햄버거를 만들어 판매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두 번째로 발언에 나선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은 맥도날드는 매년 한국에서만 1조를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현재 유효기간에 대한 조작과 2차 유효기간이 지난 음식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많은 총 40여 건의 비슷한 사례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이어 “거기에다가 정식으로 식품위생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는 유통기한 지난 식품도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만큼 외부의 전문가들과 감시자들이 참여해서 전수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본소득당 신지혜 상임대표는 “맥도날드가 식재료 유효기간 조작으로 국민 건강을 해치는 불법을 저질러왔다고 폭로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이 기간 동안 추가적으로 밝혀진 맥도날드의 기만행위는 공익 신고한 알바노동자를 징계할 뿐만 아니라 알바노동자의 입막음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맥도날드의 대표적 입막음 조치는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었고 맥도날드 위법 행위는 핸드폰으로 촬영된 동영상으로 알려졌다”면서 “맥도날드가 또 다른 공익신고에 대비해 핸드폰 사용을 금지하고, 알바노동자는 유효기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행여나 핸드폰 사용할까봐 바지주머니도 사용 못하게 하고 맥도날드에서 제공하는 유니폼 바지에 주머니조차 만들지 않는다”며 “온종일 거리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라이더는 매장에서 물조차 편히 마실 수 없는 등 글로벌 기업 맥도날드가 일하는 사람들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범하면서 치졸한 대처를 하고 있다”고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전했다.
앞서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 매장에선 세제를 보충하지 않고 식기세척기를 사용해 컵을 세척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정말 까도 까도 끝이 없다”면서 “2차 유효기간이든 유통기한이든 가장 큰 문제는 세균 번식 등 인체에 미칠 위험성이고 햄버거병에 이어 맥도날드 식품위생 문제는 총체적 난국 상황”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