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times=견재수 기자]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전 경기도지사)가 최종 결과 50.29% 득표로 39.14%에 그친 이낙연 후보(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물리치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재명 후보는 최종 3차 슈퍼위크 전까지 55.29%를 득표해 넉넉하게 대선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종 3차 슈퍼위크에서 28.30% 득표에 그치면서 62.37%를 득표한 이낙연 후보에게 추격을 당했지만 최종 합계에서 가까스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후보로 선정됐다.

불안 요소 산재…“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낙연 후보 측은 결선 투표까지 가면 여타후보들의 표를 모두 흡수해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해 왔는데 이재명 후보가 최종 투표에서 지지율이 급락해 간신히 과반을 넘기자 ‘경선과정에서 중도 사퇴한 이들의 표를 무효처리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의제기를 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이의제기를 기각함으로써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이처럼 이재명 후보가 최종 대선 후보로 낙점됐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모양새다.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재명 후보의 불안 요소는 무엇일까, 또 긍정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불안 요소로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3차 슈퍼위크 대패 여파와 대장동 개발비리 연루 의혹이다. 이러한 지적은 3차 슈퍼위크에서 ‘이낙연 vs 이재명=62.37% : 28.30%’로 대패한 것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의구심을 가진 표심이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에 근거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수사와 보도 등에서 법조 인맥과 구 보수정권 인사들 연루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당장은 국민의힘에서 더 강하게 시비를 걸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치명상을 입을 우려는 존재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형수 욕설 녹취록과 혜경궁 홍씨 논란, 김부선 스캔들, 검사 사칭 및 전과기록, 조폭연루설, 특정 정파에 대한 의존 등도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 경기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에게 제기된 형수에 대한 쌍욕 녹취록 파문은 계속 구전되며 네거티브 소스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배우 김부선이 이재명 전 지사와 사통했다는 주장이 핵심인 ‘김부선 스캔들’은 지난 지방선거 TV토론에서 국민의힘 김영환 전 의원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가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계속 비방하는 뉘앙스의 멘션을 올렸다는 의혹으로 전해철 의원 등 친문은 계속 감정적 앙금을 갖고 있어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 결속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002년 5월 10일, 모 방송국 최모 PD가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백궁/정자 개발비리 취재 건으로 통화할 때 PD 옆에서 ‘담당검사’인 척 하도록 코치한 혐의로 기소됐고 이로 인해 150만원의 벌금을, 2004년 음주운전 150만원 벌금을 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큰 이슈는 아니라는 시각이 강한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조폭연루설은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성남시장에 출마한 은수미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등이 국제마피아파 등 조폭들과 사진을 찍고 성남시가 조폭들이 연루된 단체에 예산을 지원한 사실 등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주장과 입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맞물리며 설득력을 잃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재명 후보가 특정 정파에 대해 의존하고 있다는 의혹도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친문의 비호감 강력 표출이 실제로는 당내 주류인 ‘386 전대협’ 세대와 김재용 경기도 정책공약수석(한총련 1기 의장)과 강위원 경기농식품진흥원장(한총련 5기 의장) 등 차세대 주류를 꿈꾸는 ‘한총련 세대’간의 갈등이 실체라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낙연 전 후보에 의한 ‘대장동비리 폭로 사주 가능성’ 의혹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 이면에는 유튜브 방송인 <열린공감TV>에서 지난 6월 22일 공개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의 전화통화 녹취록이 자리를 하고 있다.

녹취록 중에는 남평오(총리실 민정실장)와의 전화통화 내용이라며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야...이낙연은 고맙다고 연락한 사람이야”라는 내용이 있고, 또한 자신(최성해)의 지인과의 통화 내용 중 “이재명이도 될 가능성이 없어...당신이 녹음할까봐 얘기 못하겠는데 두어 달 있으면 큰 게 나온다...(측근이 형수 얘기는 다 나온 거 아니냐고 묻자) 그거 보다 더 큰 게 있다”고 언급한 내용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최성해 전 총장의 경우 조국수사 관련 정경심 교수에게 불리한 결정적 증언을 했고 언론 인터뷰와 법원 심리 도중 자주 말을 번복하기도 하고 학력위조 전력이 있는가 하면 부친이 설립한 동양대 총장을 역임했다는 점을 들면서 신뢰성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열린공감TV는 일명 ‘윤석열 X파일’로 충격을 던져준 매체여서 이낙연 후보 관련 보도를 완전 무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이낙연 후보가 10월 13일 이의제기 기각을 받아들이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를 보냈지만 TV토론 등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의아할 정도로 날 선 비난을 했거나 경선 결과에 불복한 전력 등으로 보아 과연 믿을 수 있느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긍정 요소도 풍부…“이재명이 일은 잘 하지”

반면에 이재명 후보의 긍정 요소도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긍정요소로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보수 대 진보의 전통적 평가’를 역전시키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사실 전통적으로 보수는 ‘능력’, 진보는 ‘도덕성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로 보면 도덕성 부분은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 서로 비등하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석열 후보의 경우 TV토론 등에서 ‘보수=능력’이라는 전통적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 반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이재명이 일은 잘 하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번 대선에서 ‘反문재인’만으로는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을 못한다는 의미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경우 재임 기간 내내 친북과 아들비리 등으로 계속 공격 받았으나 진보진영의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또한 경제적 역량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선됐던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자원외교 등 논란에 휩싸이며 숱한 공격을 받았으나 보수진영의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문재인 대통령을 대상으로 反문 비판과 정권교체론이 득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재선 선거가 아니라는 점과 문재인 지지율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역대 정권 말 최고 지지율인 40%선 유지 중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친문이 아니지만 반문이라고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이 바라는 대선 후보의 가치와 비전이 어디에 있는가가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후보의 긍정 요소로 주목받는 또 다른 것으로는 윤석열 후보와 관련 악재의 파괴력과 지속성 여부가 있다. 연이어 나오는 윤석열 후보와 관련된 악재로 인해 골수 보수 지지자 외에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된다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성남시정·경기도정 비교적 성공적 평가 ▲‘개천에서 용’난 케이스(성남공단 출신, 초등학교→검정고시→중앙대 장학생→사법고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 ▲직관적이고 시원시원한 언변 등도 긍정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또 다른 정치권 한 인사는 “이재명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영남권 공략 가능한데다 성남시 노인복지회와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월남참전자회 등 보수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특히 이번 대선에 실패해도 2027년(62세) 및 2032년(67세)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비교적 젊은 나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가 ‘당내·외 이재명 지지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긍정 요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 당내·외 이재명 지지 세력은 ▲성공포럼(좌장: 이해찬, 민주당 의원 34명) ▲성남라인(좌장: 이한주 경기연구원장) ▲수도권비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민주평화광장(외곽조직, 발기인 1만5000명) ▲전문가그룹 등이 있다.

여기에 조정식 의원(5선, 경기 오산, 친이해찬)과 정성호 의원(4선, 경기 양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 중심에 있고 기본소득 전문가인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와 친노 이정우 경북대 명예교수,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이종석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교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이 전문가그룹으로 가세하고 있다.

아울러 분당서장(연정훈, 경대3기, 경기남부청 1부장) 등 경찰 인맥이 네거티브 대응팀을 맡고 있고 방송인 김어준과 이동형 앵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봉주 전 열린민주당 의원 등이 진보스피커그룹으로 지지를 하고 있는 것도 긍정 요소로 충분하다는 평가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